<대덕밸리 벤처투자마트 2001>벤처캐피털 대덕밸리 투자 강화

「위기일수록 대덕밸리 벤처기업은 빛을 발한다.」 든든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무기로 국내 최고의 벤처밸리로 자리잡고 있는 대덕밸리에 벤처캐피털들이 모여들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가 이렇듯 대덕밸리를 찾고 있는 것은 첨단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단지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버블이 거치면서 첨단 연구소 출신 고급인력들이 갈고 닦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들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결과다.

벤처거품론 이후 「수익모델」과 「핵심기술」이 벤처기업 평가의 기본적인 잣대로 부상하면서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전반적인 평가는 보다 높아지고 있다.

서울벤처밸리 등 수도권의 벤처는 벤처붐 속에서 경쟁력있는 업체 발굴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지만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기술력을 갖고 창업하는 업체가 많다는 게 벤처캐피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망 벤처를 잡기 위한 벤처캐피털들의 대덕밸리행을 재촉했으며

실질적인 투자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미 KTB네트워크·한국기술투자·무한기술투자·현대기술투자·한국IT벤처·신보창투 등 선발 업체들은 더 이상 대덕밸리를 가능성만 갖고 있는 미완의 대기로 보지 않고 투자를 속속 단행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는 대전지점을 통해 대덕밸리 벤처기업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KTB는 특히 대덕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대기업 연구소·관련 기관 등과 적극적인 업무협약을 맺는 등 대덕밸리 네트워크 강화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지난해 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정보통신·전기전자·생명공학 분야의 벤처기업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다. 무한기술투자도 이미 대전에 지점을 설치하고 회사 워크숍을 대전에서 실시한 데 이어 올해도 100억원 규모의 대덕벤처펀드를 1월중으로 결성할 예정이다.

신보창투는 지난해 9월 오픈한 대전지점을 통해 5개 기업에 26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대전시와 투자조합을 결성해 70억∼100억원의 자금을 대덕밸리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넥스트벤처투자가 21세기벤처패밀리와 연계한 투자계획을 진행중이며 녹십자벤처투자도 새로 구성할 바이오펀드를 통해 대덕밸리 바이오벤처에 많은 부분을 투자키로 하는 등 대덕밸리는 벤처캐피털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오늘 막을 올리는 「대덕벤처밸리 투자마트 2001」에는 80개사가 넘는 벤처캐피털과 투자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당초 50개 기관을 참여시킬 계획이었지만 반응이 의외로 좋아 당초 목표를 훨씬 초과했다』며 『이는 대덕밸리의 잠재력을 투자기관들이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창투사들 대부분은 지난해말 공공자금을 받아 펀드

를 구성하는 등 충분한 투자능력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주류다. 여기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은행·기관투자가들까지 가세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위상을 굳히고 있는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벤처캐피털의 투자 1순위에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는 결국 연구소(기술·인력)-대학(인력양성)-산업단지(연구·개발·제조)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덕밸리가 마지막 인프라인 벤처캐피털(자금)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는 근본적으로 기술과 사람이 생명이다. 이제 겉모양만 화려한 비즈니스플랜으로 펀딩을 해서 거금을 확보, 벤처를 운영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핵심기술과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첨단기술의 산실이자 고급인력이 밀집한 대덕밸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벤처캐피털들이 이곳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는 대덕밸리는 「대박」의 꿈을 꾸는 벤처캐피털들에 분명 「기회의 땅」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