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우리의 바이오산업(BT) 경쟁력을 최단기간에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바이오산업이 제4의 물결로 불리는 차세대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론이 없을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벌써부터 치열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이들 국가에 비해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낮아 출발이 늦었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떨어져 있다. 실제 우리의 바이오산업은 이들에 비해 투자 규모나 기술 수준이 크게 낙후돼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노력을 부단히 기울이지 않는 한 대등한 위치에서 이들과 경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우리의 문제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최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21세기는 바이오 혁명시대며 첨단 바이오 기술의 개발 및 응용 정도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서열이 재편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투자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이런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올 연두기자회견에서 『지식산업과 생명산업을 적극 발전시켜 나가면 우리 경제는 하반기부터 호전될 것』이라며 바이오산업 육성에 깊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따라서 우리가 바이오산업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투자 원칙에 충실할 경우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자면 정부와 국내 관련업계는 백화점식 사업추진 방식이 아니라 자사의 강점이나 시장 상황을 냉철히 고려해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그곳에 현재의 인력·자본·기술을 총결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반면 그로 인해 얻는 과실은 크고 달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적극 육성해 오는 2010년까지 G7 수준의 바이오 강국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바이오 시장은 지난 99년 규모가 480억달러에 달했으나 오는 2010년에는 1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바이오 강국을 실현하려면 「선택과 집중」이라는 투자 원칙 엄수와 함께 바이오 전문인력을 계속 양성해야 한다. 우리의 바이오 전문인력은 국내 전체 과학기술 인력의 6% 정도에 불과하다. 아무리 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이 분야를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전문인력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선진국과의 수준차를 줄이기는 불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단기적으로는 외국 관련기관과의 인적 교류 등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책의 일원화가 시급하다. 지금은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책부서가 명확하지 않다.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환경부·농림수산부 등이 각 부처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책의 중복이나 혼선, 졸속행정 등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와 관련업계는 보완할 점은 보완하고 「선택과 집중」의 투자 원칙을 엄수해 우리가 지향하는 바이오 강국 실현을 최대한 앞당겨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