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대표 박종섭 httP;//www.hei.co.kr)가 밖으로는 증대되는 구조조정 압력과 안으로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선택의 폭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현대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강도높은 자구책 마련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뭔가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현대전자는 그럴듯하게 내놓을 카드가 거의 없다. 지난해 말 박종섭 사장이 자구책을 발표할 때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담아 자구책을 내놓았는데 더이상 무엇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카드가 있다 해도 문제다. 강남 사옥이나 국내외 공장 설비 등을 매각하겠다고 섣불리 발표했다가는 값만 떨어뜨려 헐값에 파는 상황까지 직면할 수 있다.
인력감축과 같은 문제도 자칫 노측과 협의하기도 전에 발표했다가 심각한 노사분규에 휩싸일 수 있다.
이제 정부까지 나서서 획기적인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상황에서 현대전자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일단 조기 계열분리 등 이미 밝힌 자구계획을 더욱 구체화하고 그 추진속도를 빨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는 애초 6월 말까지로 잡았던 현대 계열지분 매각과 계열분리 시점도 앞당기고 일부 핵심자산의 매각, 회사명 변경 등의 구체적인 자구계획을 마련, 17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전자 경영진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 자구책에도 불구, 또다시 새로운 안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불거질까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