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 비행선 개발 나선다

통신을 중계하거나 산불·환경오염 등을 감시할 수 있는 다목적 성층권 비행선 개발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최동환)은 산업자원부의 차세대 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07년까지 500억원(정부 375억원, 민간 125억원)을 투입, 고도 20㎞대의 성층권 비행선 개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우연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03년 8월까지 1단계 사업기간에 정부예산 98억여원을 들여 고도 3㎞ 이상에서 3시간 이상 운용되고 지상 관제시설과 접촉할 수 있는 통신·탐사 시연용 테스트베드를 탑재한 50m급 축소형 비행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2단계 사업기간인 2003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는 정부예산 286억원과 민간자본 115억원 등 총 401억원을 들여 고도 20㎞에서 1개월 이상 체공할 수 있는 200m급 다목적 성층권 비행선 시제기를 개발할 방침이다.

항우연은 이번 비행선 개발을 통해 항공우주기술과 정보통신산업을 접목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북한지역 방송통신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성층권 비행선은 반경 500m∼1㎞를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장기체공을 위해 효율적인 에너지원부터 새롭게 개발돼야 한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제어기술 확보와 에너지원 발굴이 개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층권 아래는 비행기, 위로는 인공위성이 차지하고 있지만 성층권에는 아직까지 아무런 물체가 없는 상태』리며 『비행선 개발을 통해 요소기술 분야의 기술자립을 꾀하면 관련산업을 크게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다목적 성층권 비행선은 태풍·눈·비 등 기상현상이 거의 없는 지상 20㎞대 상공에 항공모함 크기의 거대한 비행선을 띄워 지상관측, 통신중계, 대기오염 감시, 농작물 작황조사, 산불, 환경오염 등을 감시하거나 국가 보안 목적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동일 목적의 인공위성은 수명이 10년을 못넘지만 성층권 비행선은 마치 우주왕복선처럼 문제가 생기면 지상으로 끌어내려서 수리하고 기술이 발달하는대로 개량해서 쓸 수 있어 인공위성 대체기술로 여겨져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야다.

미국 SSI사의 경우 2002년부터 동체길이 157m에 최대탑재 중량이 1000㎏에 달하는 비행선 250대를 약 21㎞ 상공에 띄워 전세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일본의 MPT와 STA에서는 앞으로 5년간 8500만달러를 투자, 오는 2004년에 150m 규모의 기술실증기를 개발해 통신중계 및 지구관측서비스를 수행한다는 방침아래 범국가적으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