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기술표준 개발

김용운

90년 동아대 전자공학과 졸업

95년 포항공대 정보통신공학과 석사

90∼91년 삼성항공 자동화사업부

95년∼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세대인터넷표준팀 선임연구원

95∼97년 웹코리아(WWW-KR) 의장

세계 각국에서 WAP, ME, I모드 등 무선인터넷을 위한 다양한 표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세계 무선인터넷기술은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ME처럼 국제적인 단일표준규격과 I모드와 같은 이동통신사업자에 의한 독자기술규격 등 두 가지 형태로 개발 중이다.

노트북·휴대폰·PDA의 사용이 늘면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요구하는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무선인터넷 표준으로는 WAP포럼에서 개발하는 WAP와 MS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스팅거 방식 그리고 NTT도코모가 제공 중인 I모드가 있다.

국내에서는 MICA(Mobile Internet Communication Architecture)라는 이름으로 무선인터넷 표준에 대한 설계도가 그려진 바 있다. 이러한 표준안은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배타적인 것들로 곳곳에서 지재권을 둘러싼 마찰이 일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WAP의 폐쇄적인 규격화와 기술 독점에 대한 반발로 LEAP(Lightweight & Efficient Application Protocol)란 공개규격이 개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무선인터넷 접속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서비스 선호도에 달려 있다.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느냐에 따라 기술표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휴대폰으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처럼 동영상서비스, 대량의 데이터전송서비스를 원한다면 기존 유선망인터넷과 유사한 복잡한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동무선단말기는 제한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통신능력 환경이어서 서비스 기준이 크게 달라진다.

이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는 무선인터넷서비스에 대한 특성과 사용자 요구사항, 이용 형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무선인터넷서비스는 유선인터넷과 콘텐츠 접근방식에서 다르다.

기존 인터넷서비스와 콘텐츠는 데스크톱PC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동무선단말기처럼 제한적인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통신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가 다양한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어떤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할 것인가는 사용자가 무선인터넷을 어떤 용도로 자주 이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최근 무선인터넷 사용자 1만2179명과 미사용자 2만4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회 모바일 인터넷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여가활용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머·게임·퀴즈 등으로 단순 정보중심의 콘텐츠(3.6%)를 선호했다.

다음으로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주유소, 극장, 주변 특정 식당으로 가는 빠른 경로 등과 같이 이동시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는데 이용(30.7%)하고 있다.

반면 미사용자들은 이동시 필요한 정보수집(33.7%), 정보 중심의 콘텐츠의 필요성(22.0%)을 선호했다.

사용자와 미사용자의 설문조사 결과가 상반되게 나타난 것이 특이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무선인터넷의 기술적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서비스가 아직 구현하지 못해 현재 기술 수준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용현황을 분석하면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외국에 구축된 대량의 정보 콘텐츠보다는 이동무선단말기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국내 생활 환경에서 순간순간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용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무선인터넷을 접속한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에 대한 접속과정이

된다.

사용자는 콘텐츠에 접속해 정보를 얻기 위해 무선인터넷을 활용하기 때문에 콘텐츠는 그만큼 중요하다.

국내외 이동전화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콘텐츠 전문업체들과 협력, 공동 개발에 나서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단말기 제조업체는 음성통화 목적으로 휴대폰을 만들기 때문에 경박단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보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늘어나면서 제한된 하드웨어에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단말기를 좀 더 크게 만들더라도 정보서비스 능력을 강화시킬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휴대폰 특성상 휴대하기 쉬워야 한다는 절대 명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즉 정보처리 및 표현 능력은 향상되더라도 단말기의 크기는 작고 무게는 가벼워야 한다.

휴대단말기의 성능과 크기는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중요한 변수다.

이에따라 무선인터넷 전문가들은 휴대단말기 사용자가 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언제 원하는가, 제한된 하드웨어 및 통신 환경에서 사용자들은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원하는가를 파악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유선인터넷에 접속된 데스크톱PC 사용자는 종종 시간을 보내거나 또는 재미를 위해 특별한 목적없이 인터넷 서핑(surfing)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유람하다가 흥미거리로 콘텐츠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휴대단말기 사용자는 막연한 인터넷 서핑보다는 찾는 정보를 먼저 정하고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한다.

휴대단말기가 하드웨어 및 통신 특성상 막연한 목적으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기에

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제한된 하드웨어 사양과 통신 능력으로 여러 인터넷 홈페이지를 유람하면서 재미를 얻기는 어렵다. 무선인터넷서비스에서 포털서비스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독자기술표준에 의한 무선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하나는 무선인터넷서비스 특성에 대한 관점과 다른 하나는 인터넷 접속 방법에 대한 관점이다.

첫째로 무선인터넷서비스 특성에서 살펴보자면 무선인터넷서비스 이용자는 비교적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갖고서 인터넷에 접속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때 접속 대상은 이동무선단말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단순한 형태의 생활환경 정보가 된다.

사용자들은 주로 휴대단말기에 특화된 콘텐츠로 구성된 포털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한다.

포털서비스는 무선인터넷보다 유선인터넷 환경에서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포털서비스의 중요성이 무선인터넷에서 커진다는 것은 무선인터넷서비스가 국내 특성에 맞게 독자적인 기술표준을 채택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과의 네트워크 연결보다는 단순형태의 정보 제공이 포털서비스의 역할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술적 관점에서 독자적인 표준방식을 채택하는 경우이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휴대단말기와 콘텐츠 서버 사이에 직접적인 통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지국 또는 중계국까지만 무선으로 연결되고 그 다음부터 콘텐츠 서버까지는 기존의 유선인터넷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무선과 유선 구간의 접속 지점에 게이트웨이 또는 유무선 접속 장치가 놓여 무선인터넷과 기존 유선인터넷 구간 사이의 중계 기능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WAP방식에서는 WML과 WML스크립트로 작성된 콘텐츠가 인터넷에서는 HTTP 및 TCP/IP프로토콜을 통해 콘텐츠를 중계 게이트웨이까지 전달되고 무선 구간 사이에서는 WAP프로토콜 체계로 전달된다.

국내 또는 외국과의 무선인터넷 통신이든 무선인터넷 기술은 휴대단말기와 유선인터넷 접속점 사이의 무선 구간에서 인터넷 콘텐츠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송·수신할 것인가에 기술적 목표가 집중된다.

따라서 유선 구간에서는 기존의 TCP/IP프로토콜을 이용하고 무선 구간에서는 독자적인 기술 방식을 사용해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 즉 무선인터넷 접속은 통신서비스 사업자간 연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존 유선인터넷과의 연동이 필요하다.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독자적인 기술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의 논의를 통해 무선인터넷 접속기술은 국내의 독자적 기술 표준으로도 충분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본의 I모드의 성공사례도 바로 이러한 독자적인 접속기술표준에 입각해 있다.

다만 서비스의 다양성과 사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다.

일본이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 독자적인 기술방식을 채택,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은 활발하다. 사용자 규모, 지원 사업자 및 업체 등에서 WAP이 가장 앞서 있다.

최근 MWIF에서 새로운 국제 표준규격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위해 국제적인 표준규격을 채택할지 아니면 국내 고유의 표준규격을 채택할지는 향후 무선인터넷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