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풍기형 히터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저가제품의 대량 유통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선풍기형 전기히터가 난방기기 시장에서 최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업체간 시장선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연말부터 중국산 저가제품의 대량 유통으로 인해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가격경쟁력을 상실, 채산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10여개 수입업체가 유통시키는 물량은 약 3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전체 예상수요의 20∼30%에 이르는 물량으로 특히 국산 제품에 비해 수입·유통 가격이 워낙 저렴해 일부 대형 유통점들도 중국산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중국산 제품의 유통(도매)가격은 대당 1만9000원선. 국산 제품의 1차딜러 공급가격이 2만8000원선인 점을 감안해 볼때 무려 9000원이나 중국산 제품이 싸게 공급되는 셈이다.
이 같은 유통가격 차이로 인해 중국산 제품은 국산 제품에 비해 보통 2만∼3만원 싸게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품질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값싼 중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계절용품의 특성상 판매시기를 놓치면 모두 재고부담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탓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급가격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가나멀티테크놀로지·신일산업·한일전기·재우·한국전자·한아름 등 국내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전기스토브제조업체협의회까지 결정했지만 일부 업체의 이탈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조원가가 턱없이 낮은 중국산과 가격으로는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며 『결국 품질과 디자인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이제는 그럴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