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팔려면 품질인증 따라

외국 기업과 기관들이 국내 SW업체에 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 계약체결에 앞서 국제 품질인증 획득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NTT와 미국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 등 외국 주요 정부기관은 국내 SW를 도입하기에 앞서 국제공인 품질인증을 획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산 SW의 기술력이나 제품은 인정하면서도 체계적인 품질관리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SW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통합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인 일본 NTT는 국내 미들웨어 전문업체인 티맥스소프트에 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 산하 NIST도 핸디소프트의 워크플로를 도입하기 전에 국제공인 품질인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6월 전담조직을 구성해 제품개발부터 판매, 고객지원에 이르기까지 전공정을 매뉴얼로 제작, 영국 인증기관인 URS인증원으로부터 ISO9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사내에 각종 장비를 구축한 테스트센터를 설립했다.

핸디소프트도 지난해 초부터 품질관리팀을 구성하고 전체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나서 지난해 10월 ISO9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CMM 3레벨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 카네기멜론대 ISIR 리서치센터에 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핸디소프트는 이와 함께 SW품질관리에 대한 전직원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사내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대부분 외국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면서 전문인력의 기술적 노하우와 수주실적을 앞세워 영업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외국업체들의 국제공인 품질인증 요구가 강화될 경우 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 발주자들이 인정하는 국제품질을 획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수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장기적인 면에서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으면 그동안 국제품질인증을 많이 받아온 일본이나 싱가포르·호주·인도 등 경쟁국가와의 수주확보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핸디소프트 안유환 이사는 『외국 정부 공공기관에 SW를 납품하려면 국제공인의 품질인증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국제 SW품질인증을 획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