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군 KIST 원장
『21세기의 화두는 기술력입니다. 국가기술의 맏형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제 상업화의 바탕이 되는 원천기술 연구에 몰두하겠습니다.』
박호군 KIST 원장(53)은 『지난해에 반도체 기초분야 연구자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전도성 고분자를 연구한 기초분야 연구자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고 말하고 『기초연구와 응용의 벽이 사라져가고 있는 만큼 두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는 종합연구기관인 KIST에 21세기 주어진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KIST가 산업화 등에 그동안 치중해 왔으나 21세기에는 원천연구를 강화해 명실상부한 세계 10대 종합연구소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지난해에는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 및 나노소자개발사업단을 추가로 유치, 창의적 원천기술 연구를 주도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며 선진국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 등 굵직한 연구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하고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국가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자리를 굳히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또 『최근 몇 년간 강화해온 KIST 유럽 연구소 준공,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내 모스크바 사무소 등을 바탕으로 선진국과의 연구협력을 통한 연구개발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21세기 첫해인 올해에 지난해 공청회 등을 통해 마련한 「KIST 비전 21 프로그램」의 세부계획을 만드는 한편 전략적 대형 원천기술과 제도에 연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최근 법인 승인을 받은 홍릉벤처밸리사업을 통해 그동안의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KIST의 핵심 기술들을 바탕으로 벤처창업한 만큼 큰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그러나 『올해에는 새로운 연구원 창업을 장려하기보다는 지난해에 설립된 연구원 창업기업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KIST 연구인력의 평균연령은 연구의욕이 가장 넘치는 38세 전후』라며 『올해 봄부터 「국제 R&D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인력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지난 30년간 당면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과학기술 연구방향을 리드해왔으나 이제는 연구소가 원천기술에 집중, 자율적으로 연구활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전제하고 『산업화와 동떨어져 연구개발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연구과제 하나하나의 면면을 살펴보면 산업화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며 원천기술 연구가 적극 장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이미 민간 산업체만으로도 연구개발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달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와 출연연은 앞으로 공공부문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찾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 원장은 『앞으로 KIST는 연구과제 아이디어 창출, 연구관리 수행, 연구과리 성과관리 등 역할분담을 통해 종합연구기관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런 의미에서 4세대 연구개발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