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현업 실무부서에 대한 교육과 시스템 맞춤작업(커스터마이징)이 온라인서비스임대(ASP)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소위 「컨설팅」이라는 치장과 달리 ASP사업자에게는 정작 시스템구축보다 이같은 교육·커스터마이징에 과도한 인력운영 부담을 초래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양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익모델 확보를 지상과제로 안게 된 ASP업계가 안정적인 시장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컨설팅 부담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확산기미를 보이고 있는 ASP시장에서 최근 도입기업의 현업부서에 대한 교육과 커스터마이징 작업이 ASP업계를 크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및 운영대행이 사업모델인 ASP업계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적절한 가격보상 없이 과도한 추가부담을 초래, 결국 영업기반 확충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는 특히 고객사 현업부서에 대한 실무교육이 핵심적인 걸림돌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고백이다.
선발업체인 A사 사장은 『2∼3개월이면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지만 교육 때문에 도입기간이 두세배 늘어나고 있다』면서 『심지어 시스템 구축 후에도 현업 실무부서에서 해야 할 기본 데이터입력 작업까지 한시적으로 대행해 주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요층인 중소기업들은 생산·회계·판매·조달 등 현업 실무인력이 충분치 못한데다 ASP를 도입해 정식 가동하기까지 이중작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B사 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는 기업경영 개선 차원에서 매력적이지만 현업 실무부서에서는 과도한 업무부담과 그동안의 부정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같은 이유로 실무자들이 교육에 소극적이어서 결국 ASP를 도입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모 ASP사업자의 경우 최근 서울 동구여상과 업무제휴를 맺고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ERP입력교육만 마치면 취업을 보장하기로 하는 등 고육지책을 마련중이다. 또 다른 ASP업체는 고객사 최고경영자를 독려, ERP도입 후 데이터입력에 소극적인 실무부서 직원들을 징계하는 등 아예 「충격요법」을 권유하고 있다.
과다한 커스터마이징 요구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모 ASP업체 사장은 『ERP 표준모듈을 심지어는 절반 이상 손질봐야 하는 시스템통합(SI)형 구축사례도 있다』면서 『사용자기업의 표준화된 업무프로세스가 선행돼야만 ASP기업으로서는 효율성·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ASP업계에는 교육·커스터마이징 등 컨설팅업무 비중을 크게 낮추는 기업만이 향후 생존기반을 갖출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는 추세다. 에이폴스 김윤호 사장은 『어차피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고객사 현업부서에 대한 교육대안과 업종별·기업별로 특화된 커스터마이징 도구를 갖춘 곳이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