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의 성공여부는 국가사활이 걸려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기에 서비스를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IMT2000의 기술개발과 상품화에 조급성을 드러내는 것은 곤란하다며 착실한 준비만이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무선(모바일) 전송용량으로 쓰이고 있는 2.5세대격인 14400∼38400Kbps 속도가 장수할 가능성이 있고 개발이 한창인 3세대는 실용화되더라도 단명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시도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입장이다.
ETRI는 이에 따라 IMT2000사업을 꾸준히 전개하되 올해에는 차세대 인터넷 실현을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지상 이동통신에 의한 무선 인터넷, 위성방송통신의 융합에 의한 글로벌 인터넷 기술 개발 등에 초점을 두고 이와 관련된 핵심부품과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퀄컴사에 이어 CDMA 휴대폰용 베이스 밴드 칩과 모뎀을 개발
한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IP의 도입과 설계 시스템 분야로 연구를 확대,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퀄컴과의 기술료 배당 분쟁에서 이긴 것은 당연한 일이며 기술료가 들어오면 원천기술개발 준비금으로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ETRI의 장기적인 원천기술은 스스로의 힘으로 투자하고 연구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 원장은 연구과제가 그러하듯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이 중요하고 더욱이 기초분야 등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출연연들을 제외하고는 정부의 예산지원에만 기대기에는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며 연구기관들이 가능한 한 자력갱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TRI는 앞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정보통신분야의 R&D 기관으로 자립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원천기술개발 준비금 조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안정적인 원천기술개발 기금을 활용, 모험성이 크고 공공성과 장기비전 등이 좋은 특성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나서 미래의 장기적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단지내로 벤처기업들이 많이 들어와야 연구소도 살고 벤처기업들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ETRI는 올해 제3벤처보육센터의 건설과 하이테크 빌딩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중소기업의 ASIC칩 설계의 기술고도화 및 RF 전문설계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설 작정입니다.』
임기를 2개월여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 원장의 올해 다짐이다.
<대전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