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용품의 수입절차 변경과 경기침체로 인해 사업을 정리하는 병행수입업체들이 급증하고 있어 이들 업체가 공급한 전자제품의 애프터서비스(AS)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병행수입업체들이 1년 무상보증을 원칙으로 공급한 제품들이 일선 수입가전판매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제품의 AS주체인 공급업체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있어 판매점과 소비자가 마찰을 빚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행수입제품을 판매한 일선 판매점들 가운데 일부는 직접 AS를 하거나 개인 AS업체에 위탁하고 있으나 부품 확보가 쉽지 않고 기술력도 떨어져 한달 이상 AS가 지연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이미 사업을 중단한 업체들의 제품이 상당량 전자상가와 인터넷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유통시장에서 돌고 있고 앞으로도 일정기간 계속 유통될 전망이어서 병행수입가전제품의 AS를 둘러싼 소비자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선 수입가전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병행수입업체 수는 10개 미만인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40여개에서 4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사업을 중단한 대부분의 병행수입업체 제품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특히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부 유명 할인점에서는 병행수입제품을 저가에 사들여 판매하고 있어 향후 할인점에서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수입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부 유명 할인점들이 병행수입업체들로부터 저가 오디오 등을 대량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며 『병행수입업체는 지난해 안전인증제도의 도입으로 사실상 새 모델은 수입하기 어려워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AS주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제품을 유명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외국 가전제품의 병행수입은 지난해 9월 수입상이 받을 수 있었던 형식승인이 외국 제조공장이 주체가 되는 안전인증제도로 바뀌면서 크게 줄고 있으며 신제품으로 모델이 바뀌는 오는 6월부터는 사실상 사업 유지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