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기반으로 반도체·전자상거래 등을 주력산업으로 키워야

「이동통신·컴퓨터 등 정보통신산업을 기반으로 반도체, 디지털가전, 전자상거래 등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을 적극 육성하라.」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발표한 「21세기 한국을 먹여살릴 10대 산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한국을 먹여살릴 10대 산업으로 반도체·정보통신·디지털가전·전자상거래·콘텐츠·자동차·조선·정밀부품·섬유·바이오 등을 꼽고 이같이 주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T분야에서 정보통신·반도체·디지털가전은 현재의 기반을 바탕으로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며, 콘텐츠는 문화·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인터넷 확산 등에 힘입어 각광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전자상거래는 시장규모가 크고 유통·무역·금융·물류 등을 대체·통합하면서 중심 산업으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됐고 바이오는 농업·식품·의약·에너지 등 시장규모가 큰 산업들에 변혁을 일으키는 유망분야로 평가됐다.

삼성경제연은 새천년들어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재편으로 기존 주도 산업의 성장엔진이 노화되고 IT 관련 산업이 21세기 초반 국내 산업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업종별 수출 및 무역수지 통계에도 그대로 나타나 지난해 수출의 경우 반도체가 265억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정보통신(248억달러)이 뒤를 이었으며 무역수지 측면에서도 정보통신과 반도체가 각각 3위(128억달러), 5위(61억달러)를 나타냈다는 것.

삼성경제연은 또 전통 제조업이 부진한 상태에서 IT 등 유망분야의 기회를 놓칠 경우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며 IT가 성장을 주도하고 정밀부품·바이오 등이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이 제시한 10대 주력산업 중 IT·BT분야 산업의 육성방안은 다음과 같다.

◇반도체=시스템 LSI를 성장엔진으로 삼고 메모리분야 편중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성능·저비용·소형화를 무기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스템 LSI 육성을 통해 현재 1.2%에 불과한 비메모리 생산비중을 2010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독자적 기술개발보다 글로벌 제휴에 주력한다.

◇정보통신=이동통신 단말기 부문은 세계적 수준이나 시스템기기·네트워크장비 등 정보통신 전체로 봐서는 아직 취약하다. 핵심 부품 및 기술의 자체개발 능력을 확보해 내실을 기하고 공격적인 연구개발(R&D)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IMT2000, PDA, 무선 홈네트워킹, 무선 인터넷 등 이동통신서비스 및 하드웨어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

◇디지털가전=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제품화 능력은 높은 수준이나 핵심부품 및 특허기술의 해외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문제다. 현재 국내 기업은 디지털TV 11.1%, DVD 15.0%, 디지털 세트톱박스 대당 4달러 등 기술료로 제품가의 10%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아날로그 가전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반면 디지털가전은 연 20% 이상의 시장확대가 전망된다. 홈네트워크 중심의 디지털가전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이 분야의 국제표준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전자상거래=전자상거래는 e비즈니스 사업의 핵심이며 필수적인 산업인프라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적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업은 산업 및 개별기업에 적합한 독자적 전자상거래 모델을 개발해 수익성을 높이고 정부는 조세감면, 통신인프라 확충 등 관련제도 정비를 통해 측면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텐츠=고부가가치 성장산업이지만 아직은 초기단계다. 국내 콘텐츠산업 영역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급속한 융합(fusion) 현상에 대비하고 성장전략을 글로벌 시장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

◇바이오=바이오기술은 디지털·나노테크놀로지와 함께 21세기 3대 기술이다. 바이오산업은 의료(항암제·백신·바이오칩), 식품, 에너지 등의 분야가 특히 유망하며 한국인 특유의 유전정보를 찾아내 특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화 초기인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육성이 필요하며 기업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투자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