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충전 자판기시장 급신장한다

지난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강원, 경기지역의 고속도로휴게소에 설치된 휴대폰 충전자판기 앞에 수십명의 통행객이 모여 자기순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통행객 대부분이 외부와 연락이 단절되는 고립된 상황을 두려워하면서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집회현장에서도 휴대폰 충전자판기는 필수장비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국민·주택은행노조의 파업농성현장에서는 휴대폰 충전자판기 10대가 설치돼 사흘 동안 무려 5만회(매출 5000만원)가 넘는 충전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바일 컴퓨팅시대가 다가오면서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소형정보통신기기를 재충전하는 유료 충전자판기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현재 시중에 보급된 충전자판기는 4000여대로 모두 휴대폰 전용이다.

자판기업계는 휴대폰과 PDA, 노트북PC 등 배터리기반 소형정보통신기기의 보급확산으로 올해 충전자판기시장이 500억원대 규모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국내 휴대폰가입자가 2700만명이 넘어 사용자층이 두텁고 미국, 유럽에서 충전자판기가 보급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충전자판기가 스티커자판기에 이은 히트상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충전자판기의 응용범위가 휴대형가전기기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충전기자판기시장이 유망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자 관련업체들은 PDA, 노트북PC용 배터리도 충전가능한 다기능 충전자판기를 앞다퉈 개발, 양산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충전자판기전문업체인 프로토피아(대표 이병철 http://www.oyap.co.kr)는 오는 3월부터 새로운 형태의 충전자판기를 양산, 연말까지 4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프로토피아는 휴대폰 본체에 직접 전원을 연결하는 대신 배터리만 따로 떼 충전시켜 기기도난위험을 제거한 차세대 충전자판기를 개발하고 현재 미국, 프랑스에 1500만달러 규모의 충전자판기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휴대폰충전기를 생산해온 금오전자(대표 김기상 http://www.kumohec.co.kr)도 다음주 자체개발한 충전자판기 「차저뱅크」의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주요 이동통신업체와 24시간 편의점, 숙박업소 등에서 5000대의 선주문을 받는 등 시장반응이 좋아 올해 70억∼80억원대 매출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이밖에 5, 6개 충전기 제조업체들이 상반기중 휴대폰과 PDA용 배터리 겸용 충전자판기를 잇따라 선보여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