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의 미국내 자회사인 제니스(Zenith)가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TV 전송기술인 VSB(Vestigial Side Band) 규격이 미국 디지털방송의 전송표준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디지털TV방송 전송기술 규격표준 논란이 일단락될 전망이며 표준기술이 확정되지 않아 부진했던 디지털TV의 생산 및 보급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가전협회(CEA)는 최근 미국 방송사들을 대표하는 기구인 미국방송협회(NAB)와 디지털방송 전문방송사인 MSTV(Association for Maximum Service Television) 등이 참석한 이사회 회의에서 VSB규격을 오는 2006년부터 완전 상용화될 북미지역 디지털TV 표준전송방식으로 채택키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외신에서는 연방 관계당국도 조만간 두 단체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디지털방송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등을 이유로 디지털방송으로의 전환에 미온적이던 일부 방송사들 때문에 공식 입장표명을 주저해온 NAB가 이번에 미연방통신위원회(FCC)와 의회에 이어 VSB규격을 표준방식으로 공식 채택함에 따라 디지털방송 표준규격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또 NAB의 이번 결정은 미국내 디지털방송 활성화는 물론 디지털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각국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세계 디지털방송 및 디지털TV 시장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VSB가 미국 디지털방송의 전송표준으로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올들어 북미 디지털TV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LG전자를 비롯한 국내업체들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비 절감,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외국 경쟁업체들에 비해 디지털TV사업의 경쟁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제니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제니스가 보유한 원천특허로 인해 디지털TV가 본격 보급되는 2005년부터 매년 1억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해 미국 의회는 방송사·유통업체·제조업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하원 정보통신 소위원회에서 기존에 채택한 VSB규격대로 조속히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으며 디지털방송 규격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FCC도 줄곧 VSB규격을 지지해 왔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