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랠리 주도…상승여부 좀더 지켜봐야

삼성전자가 반도체가격의 바닥권 인식이 확인되면서 닷컴과 통신주에 이은 「반도체 랠리」를 이끌고 있다.

연초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가격 하락과 4·4분기 성장둔화 등으로 「중립」이나 「현상유지」 의견을 냈으나 이를 비웃기라고 하듯 삼성전자 주가는 6일째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단숨에 23만원대에 안착했다.

삼성전자의 상승은 4·4분기 인텔의 우량한 실적도 한몫하고 있지만 국제 반도체가격의 바닥권 인식과 지난해 실적 및 이익이 생각보다 휠씬 좋게 나타나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일 지난해 연결매출 42조원과 본사매출 34조3000억원(국내 10조9000억원, 수출 23조4000억원)을 기록, 세전이익 8조1000억원, 세후이익 6조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공식발표했다.

특히 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매출액 34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22%에 달해 보통 우량사업구조로 보는 10%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고 삼성전자측은 밝혔다.

사업부문별 매출은 반도체가 13조원(메모리 8조5000억원, TFT LCD 2조8000억원, 시스템LSI 1조7000억원)으로 전체매출의 38%를 차지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중심 업체임을 보여줬다.

또 정보통신이 7조6000억원으로 22%를 기록했으며 디지털미디어 9조4000억원(27%), 생활가전 2조7000억원(8%)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99년에 비해 반도체가 40% 성장한 것을 비롯해 정보통신 15%, 디지털미디어 48%, 생활가전 25%가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올 매출의 경우 3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 높여잡고 시설투자규모도 반도체 6조6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7조3000억원으로 정했으나 반도체 시황과 분기별 사업 점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디지털e컴퍼니」 실현을 위해 D램과 S램, 램버스D램, 컬러모니터, TFT LCD, 전자레인지, 디지털TV 등 디지털 중심의 사업구조 육성과 주주 및 고객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부문을 SD램, 램버스D램, 플래시메모리, EDO D램 등으로 다각화하는 동시에 비메모리 시스템LSI 분야도 LDI(LCD 구동칩) 등의 고속성장이 예상돼 올 경영성적도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은 증시관계자들의 예측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고 특히 4·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32% 급감했다』며 『현금배당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것은 현금흐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랠리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의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