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1200억원 가량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6배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레드문」 등 국산 온라인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지난해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전성시대를 열어제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에 진출한 외산 온라인게임의 성적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만 타진했다고 볼 수 있다.
「울티마온라인」 「에버퀘스트」 「애셔론즈콜」 등이 잇따라 선을 보였으나 국산 온라인게임의 위세에 눌려 어깨조차 펴보지 못한 것이다.
97년 가을 미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울티마온라인은 98년 11월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99년 7월 2대의 한글서버가 설치되면서 국내 이용자가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2만명 가량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울티마온라인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22대의 서버가 설치돼 약 2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에버퀘스트는 소니에서 99년 3월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게임으로 전세계적으로 30만명 정도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최고 동시사용자수 8만명을 돌파했으며 평균 동시 이용자수는 7만5000명 정도. 2000년 12월 6일 미국의 게임웹진 「Tweak3D.net」이 선정한 「중독성이 강한 게임 BEST10」에서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초창기부터 일부 마니아들이 인터넷을 통해 클라이언트CD를 직접 구입해 즐겼다. 이후 2000년 3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의 국내 유통으로 잘 알려진 한빛소프트가 타이틀을 정식수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도는 기대와 달리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6월부터 타이틀 판매를 시작한 애셔론즈콜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이용자수 5만명에 동시접속자수 1만5000명을 상회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명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는 2000∼3000명.
이처럼 외산 온라인게임이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외산 온라인게임이 PK(Player Killing:상대방 게이머의 분신을 죽이고 아이템을 빼앗는 것)행위에 대해 엄격하다는 점이다. 국산 온라인게임은 PK행위에 대해 다소 관대한 편이지만 외산 온라인게임은 따로 방을 만들어 이 곳에서만 PK가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어 국내 이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용자들이 기존 국산 온라인게임에 워낙 익숙하기 때문에 외산 온라인게임으로 옮겨가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일반적인 PC게임과 달리 각각의 게이머들이 쌓아놓은 아이템과 노하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입공급사들의 소극적인 마케팅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예를 들면 울티마온라인을 수입하고 있는 EA코리아나 한빛소프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은 PC게임이나 소프트웨어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홀대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PC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가입자가 긴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외산 온라인게임의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