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이 최근 몇몇 중소업체의 실적에서 여실히 입증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솔시스템·미레에이브이·부방테크론·에이맥정보통신 등 중소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최근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제품 개발시 제품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자인업체와 공조를 벌여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신제품은 기능면에서는 대부분이 이미 시장에 소개된 제품과 대동소이하고 별다른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나 OEM 발주업체 및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주목을 끌면서 짧은 시간에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신제품이 기존 제품과 달라진 점은 디자인뿐인데도 같은 가격대의 기존 제품과 비교할 때 같은 기간 동안 거둔 매출실적은 2배를 넘어서고 있다』며 『디자인이 제품경쟁력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TFT LCD 모니터 제조업체인 두솔시스템(대표 염우철)은 신제품 「듀오프리즘」을 새로 개발하며 마주앉은 사용자가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좌우 90도 상하 180도 회전이 가능한 3D 구조의 디자인을 도입했는데 이 제품만으로 7개월 동안 5억2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형가전 제조업체인 부방테크론(대표 이동건)도 전기압력밥솥 「찰가마」를 만들면서 밥솥 하면 떠오르는 정육면체 형태의 디자인에서 탈피해 직육면체 형태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심플한 디자인의 전기밥솥을 선보였는데 지난해 8개월 동안 24억50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MP3CD플레이어 개발업체인 아이리버(대표 양덕준)도 기존 제품들이 대부분 CD플레이어와 비슷한 모양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조가비 형상과 회오리 모양 등 역동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1개월 동안 4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이들 업체가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기업이고 광고나 여타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 않음을 고려할 때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의 디자인 혁신을 위해 자금지원과 디자인 우수기업 발굴 등에 나서온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업체 대부분은 신제품 개발시 개발비를 줄이기 위해 중고 금형을 구입해 구태의연한 디자인을 답습해왔다』며 『이제 디자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도입하지 않으면 제품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