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설연휴 이후에도 급반등에 따른 조정가능성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대세상승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국제 유동성 회복 등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시장을 관망하던 기관들의 시장 참여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대세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짓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가 앞으로 최대 1조5000억∼2조원 정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거래소시장의 지수대(22일 종가 627.45)가 과거 외국인 매수세가 대량 유입될 때보다 저평가돼 있을 뿐만 아니라 원화약세에 따른 환차익 메리트, 국제유동성 회복 등을 고려할 때 추가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98년 이후 월별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해 3월(종합주가지수 860.94) 3조7723억원이 가장 컸고 6월(821.22) 2조5363억원, 99년 11월(996.66) 2조4450억원 등이 뒤를 이었으며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순매수 규모는 2조3600억원으로 네번째로 많다고 SK증권은 밝혔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의 성격이 지난 99년과는 달리 중장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것도 대세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지난 99년에는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한 각종 헤지펀드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주가가 상승했으나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중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주식형(뮤추얼) 펀드들이 대거 들어오고 있다』며 『단기차익을 노린 매물출현보다는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시장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올들어 관망세를 지속해 오던 기관들이 증시의 급락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설연휴 이후 적극적인 시장 참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로 유동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기관들의 시장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관이 예상대로 매수세에 합류하면 650선까지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들은 지난 99년 각종 뮤츄얼펀드를 신설하며 대거 매수세에 나서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폭락으로 시장 참여를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투신권 펀드가 시장수익률을 전혀 따라가지 못해 주식편입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의 매수금액이 거래소시장에 크게 못미치지만 매입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통프리텔 등 일부 종목에 한정해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다 이들 종목마저 거래소시장에 비해 고평가돼 있어 지속적인 매수세의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