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기관들이 올들어 한국내 벤처투자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여 벤처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해 있는 미국·일본·대만 등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은 금융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 벤처산업이 재도약할 것으로 보고 한국내 벤처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는 특히 한국 벤처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아직도 충분한데다 정보통신, 인터넷, 모바일, 게임 및 영상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국내 벤처업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만한 유망 벤처기업이 많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굴지의 투자은행인 CDIB는 한국내 합작 창투사인 CDIB벤처캐피탈과 연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성장벤처를 중심으로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업종별 1위 업체 위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CDIB는 특히 초기단계 벤처에 대한 중소형 투자보다는 업체당 3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로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지사를 설립, 13개 벤처기업에 350억원 가량을 투자한 소프트뱅크파이낸스는 일본 소프트뱅크 네트워크와 연계 가능한 금융 및 IT벤처를 중심으로 올해 5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와 삼보그룹의 합작 창투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도 인터넷 디지털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올해 한국내 벤처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억달러 정도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알카텔펀드도 지난해 설치한 한국지사(US터치)를 통해 초기단계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한국 벤처기업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프랑스 알카텔그룹과 자일랜의 창업자에서 재미 벤처스타로 올라선 스티브 김 등이 공동 조성한 것이다.
또한 코리아벤처펀드(KVF)의 주요 출자자 중 하나로 현재 이 펀드 운용을 주도하고 있는 SSgA아시아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한국벤처 투자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며 최근 코모스넷에 350만달러를 투자한 워버크핀커스·골드만삭스·팬캐피털 등 미주지역 투자기관들도 지난 1년 동안 한국 벤처기업의 거품이 상당히 걷혔다고 보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뱅크파이낸스와 히카리통신캐피털을 시작으로 「바이코리아」에 적극 나선 일본계 벤처캐피털과 금융기관을 비롯한 거의 전세계 투자기관들이 심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한국 벤처기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요즘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