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2001년 주목할 컴퓨터 인터페이스

컴퓨터의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는 이미 기가헤르츠 시대에 접어들었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는 100GB 제품의 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빠른 연산이 가능하고 데이터 저장 용량이 커져도 컴퓨터를 구성하는 내외부 장치간의 인터페이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데이터 병목 현상이 나타나 실질적인 성능 향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러한 인터페이스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변화는 기존에 발표된 인터페이스가 발전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급부상할 세가지 인터페이스를 살펴본다.

ATA100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ATA100을 지원한 맥스터 다이아몬드맥스60ATA(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100은 세계적 하드디스크 업체인 퀀텀이 개발한 하드디스크 인터페이스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100MB다. ATA를 울트라DMA(Direct Memory Access)라고도 한다.

ATA100의 전송속도는 기존 하드디스크 인터페이스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과거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는 PIO(Programmed Input Output)였는데 PIO의 가장 발달된 버전인 PIO4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초당 16MB다. 그 후 개발된 ATA 방식은 ATA33을 거쳐 ATA66으로 발전됐는데 전송속도가 각각 초당 33MB와 66MB다. PIO의 경우 데이터가 메모리에서 CPU를 거쳐 하드디스크로 전송되지만 ATA는 데이터가 DMA 채널을 통해 CPU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하드디스크로 전송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현재 대부분의 하드디스크 업체들은 ATA100을 지원하는 제품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문제는 주기판의 지원 여부로 칩세트 시장을 양분하는 인텔과 비아는 향후 모든 주기판 칩세트에서 ATA100을 지원할 방침이다.

AGP 8배속

올해 하드디스크에서 ATA100이 각광받는다면 그래픽카드 인터페이스의 화두는 단연 AGP(Accelerated Graphics Port) 8배속이다. AGP는 인텔이 개발한 인터페이스로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할 때 그래픽 메모리와 함께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메인 메모리를 사용해 메모리 양을 줄이면서도 속도를 개선한 기술이다.

AGP 8배속은 기존 AGP 4배속과 마찬가지로 32비트 버스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동작 주파수를 266㎒인 AGP 4배속의 두배인 533㎒로 높여 데이터 전송속도 역시 두배인 초당 2GB로 늘렸다.

AGP 8배속은 펜티엄4 환경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펜티엄4 환경은 CPU와 다른 내부 장치간의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시스템 버스의 속도가 초당 3.2GB로 높아져 AGP 8배속의 빠른 데이터 처리를 가능케 한다. 만일 시스템 버스 속도가 그래픽 데이터 처리 속도보다 늦다면 병목현상으로 인한 속도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AGP 8배속이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3Dfx를 인수해 그래픽카드 칩세트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춘 엔비디어는 올해 하반기 AGP 8배속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업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USB 2.0

USB(Universal Serial Bus)는 주변기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다. 지난 96년 인텔 등에 의해 USB가 발표된 이후 약 3년 간 USB는 제대로 보급되지 못했다. 하지만 99년 중반부터 USB를 지원하는 주변기기들이 속속 등장해 이제는 가장 대중적인 주변기기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았다.

USB의 장점은 속도와 확장성 그리고 편리성이다. USB는 초당 1.5M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시리얼이나 패럴럴 방식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월등하다. 또 128개까지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다. 주변기기를 설치할 때 곧바로 인식되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능도 지원한다.

USB 2.0은 말 그대로 USB가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이전 버전의 40배에 달하는 초당 60MB를 전송할 수 있고 확장성과 편리성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 하위 호환성을 가져 기존 USB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USB 2.0의 표준은 이미 지난해 가을 확정됐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기 때문에 상용화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