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프로젝터 대중화시대]상-활용다양해져 보급 확산

램프에서 나온 빛을 스크린에 투사해 대형화면을 구현하는 LCD프로젝터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품이다. 그러나 LCD프로젝터는 정부의 초중고등학교 교단선진화와 대학강의실의 멀티미디어화에 필요한 기기로 자리매김하면서 조금씩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트북컴퓨터와 연계한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용으로 널리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 올해 1월 1일자로 특소세가 폐지돼 대중화시대를 선언한 LCD프로젝터시장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그럼 스크린을 봐 주십시오.」

불과 3∼4년전만 해도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회의실에서는 회의진행자의 이같은 멘트와 동시에 회의실 전등이 꺼지고 준비된 자료가 슬라이드필름과 환등기를 통해 스크린에 비춰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전등을 끄는 이유는 물론 스크린에 투사되는 자료가 보다 잘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회의 참가자들은 주위가 어두워 배포된 자료를 볼 수 없거나 자신이 준비한 노트에 필요한 내용을 메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환등기는 자료를 일일이 필름에 복사해 투사해야 하기 때문에 회의를 준비하는 측 입장에서도 보통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LCD프로젝터는 이런 불편들을 완전히 해소한다. 밝기가 1000안시루멘급 이상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LCD프로젝터는 어느 정도 주변이 밝아도 스크린에 투사된 자료를 회의 참가자들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검은 커튼을 치면서 일부러 빛을 차단하지 않아도 회의 진행이 가능하다.

또 컴퓨터로 작업한 문서나 컬러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그대로 투사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작업이 간편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고 인상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LCD프로젝터는 급속히 기업 프레젠테이션 시장에 파고 들고 있다.

LCD프로젝터는 LCD패널을 광 스위칭 소자로 활용해 LCD패널상의 영상을 스크린에 확대·투사하는 장치다. 이 장치는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그 용어만큼이나 생소하지만 프레젠테이션용 외에도 이미 아주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LCD프로젝터를 고화질의 대형TV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LCD프로젝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지난 99년말까지 20∼30%, 지난해까지도 15%의 특별소비세가 붙어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프로젝션TV의 보급과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의 등장 등으로 LCD프로젝터를 TV로 활용하는 사례는 한층 줄어들고 있으나 향후 가격 인하와 성능 및 기능 향상 여하에 따라서는 유력한 대화면TV의 하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CD프로젝터는 또 실내 인테리어용 또는 광고판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의 TTL매장과 고급 레스토랑 등에 LCD프로젝터가 인테리어용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아직은 휘도가 높은 고가모델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으나 향후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밖에도 박물관과 미술관에서의 전시품 소개, 역과 공항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공공장소의 디스플레이용, 또는 통신업체·공항관리소 등의 멀티스크린 상황실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LCD프로젝터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곳은 역시 교육현장이다. LCD프로젝터는 정부가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2003년까지 추진할 예정인 초중고의 교단선진화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대학 강당이나 강의실에도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시장에서는 멀티미디어교육의 확산과 더불어 LCD프로젝터를 필수 시청각기기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올해 이후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은 교육시장이 50%, 기업시장이 30%, 교회 등 기타시장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올해 이후에는 기업시장의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기업체의 프레젠테이션용 장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