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의 외자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월 18일 미국의 사설펀드인 존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외자유치에 대해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발표된 외자유치는 존홈스인베스트먼트가 한글과컴퓨터 신주 700만주 가량을 인수하고 12% 가량의 지분을 확보해 1대주주가 된다는 것.
그러나 올해들어 한글과컴퓨터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양사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31일 현재 MOU 체결당시 3490원보다 122% 상승한 7760원까지 올라 주당인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글과컴퓨터의 외자유치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성훈 한글과컴퓨터 재무담당 상무이사는 『존홈스인베스트먼트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배정가격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주가상승이 오히려 외자유치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존홈스인베스트먼트와 MOU 체결당시 주당 2500∼3000원 사이에서 주식이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가파른 주가상승으로 주당 인수가격이 6000원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한글과컴퓨터의 외자유치가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해 주가상승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부실기업 인수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과 전환사채(CB) 조기회수를 위한 풋옵션행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부실관계사인 한컴정보기술을 주당 1 대 0의 비율로 합병하며 이 회사의 부실을 그대로 떠 안았다. 한컴정보기술은 자본금 5억원에 결손금 91억원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다.
또 한글과컴퓨터는 올해 3∼5월중에 최대 5000만달러 규모의 CB 조기상환이 예상되고 이중 2000만달러만 조기상환되더라도 상환이자 및 환차손으로 50억원 가량을 지불해야 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증시 한 관계자는 『한글과컴퓨터의 외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외자유치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번 외자유치가 무산되더라도 CB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존 CB의 롤오버(기한연기)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