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硏 21세기 새 설계>9회-표준연구원 은희준 원장

『WTO체제의 글로벌 시대에서 국가간의 원활한 교역과 정보교류를 뒷받침하기 위한 표준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은희준 표준과학연구원장은 오는 2005년까지 세계 7위권의 국가표준기관 진입을 목표로 측정표준 분야에서 최고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은 원장은 이를 위해 특정 연구개발사업의 참여를 줄이는 대신 환경부나 산자부에서 추진하는 측정 및 분석 표준화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날로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는 현 공산품시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국산품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제표준이 활성화되면서 오로지 한 국가만의 표준은 의미가 없다는 은 원장은 『공산품의 성능과 농산물의 품질을 나타내는 시험검사 결과를 상호 인정할 경우 국가간 교역은 크게 증대될 수 있다』며 현재 국제도량형국(BIPM)을 중심으로 추진중인 측정표준 상호인정사업이 국가간 교역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미 일부 핵심 측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표준연은 측정표준 상호인정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외국전문가를 초청, 평가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올하반기부터는 준비된 분야별로 평가를 거쳐 전세계적으로 통용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국가표준개발 및 보급사업에 215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비

롯, 국가측정표준의 국제보증 및 인증표준물질체계 확립사업 33억원, 특정연구 130억원, 수탁연구 110억원 등 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은 원장은 또 5억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 대형사업과 공동연구, 신기술 분야 등에서 3개 과제를 선정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연구성과물의 질을 높일 생각이다. 이와 함께 기존 매트릭스 조직의 경직된 연구부 중심 조직을 보완, 한시적이고 유연한 연구센터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산업의 새로운 기술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북한과의 교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은 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분야가 있다. 다름아닌 표준센터를 북한에 건립하는 일이다.

은 원장은 『경의선 복원과 함께 본격 추진될 개성공단 건설에 많은 국내기업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며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기업이 국내산업과 연계되고 궁극적으로 국제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가 교정시스템의 개념을 모방한 표준센터의 설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은 원장은 현재 이 사업을 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한 상태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 원장은 이밖에도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평가제도의 기틀을 유지, 연구결과에 대한 상벌을 분명히 하고 연구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