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및 IT시장이 올들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오는 6·7일 이뤄지는 정부보유 한국통신(KT) 지분의 국내매각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부지분 14.7%가 처분되는 이번 매각절차에 대해 『단순히 한국통신의 민영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금시장을 비롯한 국내경제의 선순환고리 찾기 및 IT산업 재도약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부·KT, 국내지분매각에 사활 걸다=정부는 현 경제상황의 부정적 요소를 일거에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한국통신 지분매각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인식이다. 정부는 특히 14.7% 지분의 전량매각이 실패할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안병엽 정통부 장관은 2일 대기업 투자자와 16개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호텔에서 열린 Pre-IR에서 기관투자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안 장관은 『정부는 이번 지분매각을 공공부문 개혁의 시금석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지분매각에 성공할 경우 국가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곧 금융시장 안정 및 IT산업 활성화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국내 지분매각이 성공할 경우 뒤이은 선진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15%)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전문경영인으로 입성한 이상철 사장의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이번 지분매각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민영화로 연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지난 99년 상반기 한국통신의 해외DR발행 이후 주식시장이 유동성장세로 전환되고 이후 IT활황이 전개됐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지분매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기업가치=주간증권사인 삼성증권은 한국통신의 주당적정가치를 12만10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철 사장은 2일 『경영혁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으로 IMT2000·디지털위성방송·B2B플랫폼·초고속인터넷사업 등 사업구조를 성장사업 위주로 재편함으로써 가입자당 자산가치를 선진 통신사업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은 특히 세계 통신사업자 중 유례가 없는 초고속인터넷 200만 가입자 확보를 제시하며 이는 한국통신의 미래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반응=대기업들은 정부지분 매각에 대해 소유지분제한조치를 불평하며 외견상 소극적인 반응을 거듭하고 있다. 2일 장관 주최의 Pre-IR에서는 초청대상인 포철이 불참했고 삼성전자·LG·SK·롯데 등은 CEO가 아닌 실무임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지분매각 입찰에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4대그룹의 경우 혹시 모를 「경쟁 대기업에의 KT경영권 이양」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안정적인 통신장비사업 전개를 위해서라도 입찰에 반드시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5대그룹 이하의 대기업들도 한국통신과의 전략적 제휴관계하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이익(e비즈니스 구현)을 전제로 1% 안팎의 지분매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투자가 반응=2일 오전의 Pre-IR에는 대형투신사·보험·증권 등 기관투자가 대표와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관투자가를 대표하는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인터넷시대에서의 한국통신 위상 등 KT 경영 전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증권시장의 유동성 장세전망」은 기관투자가들의 입찰참여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