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3년 디지털TV방송에 나설 중국이 독자적인 디지털TV 전송규격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크웹(http://www.techweb.com)에 따르면 중국 최고의 공과대학인 칭화대학은 최근 중국의 독자적 디지털TV 전송기술을 개발, 국가표준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서구 규격은 TV뿐 아니라 인터넷·휴대폰 등도 지원하기 원하는 우리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며 칭화대학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은 디지털TV 본방송 일정에 따라 오는 4월 31일까지 기술표준 선정을 위한 제안을 받을 예정이다. 또 5월중에는 자국 안을 포함해 미국의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유럽의 DVB(Digital Video Broadcast), 일본의 ISDB-T(Terrestrial Integrated Services Digital Broadcasting) 등 4개 전송방식을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3개 주요 도시에서 시험할 예정이다.
기술표준 선정을 위한 이번 시험에는 칭화대학은 물론 TEEG(Technical Expert Executive Group), ABS(Academy of Broadcasting Science) 등 3곳이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칭화대는 미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소재의 레전드실리콘과 공동으로 휴대폰 등 모바일 환경도 지원하는 독자 규격의 디지털TV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칭화대는 이 기술을 규격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또 TEEG의 경우 미국규격인 8VSB와 COFDM 멀티플렉스에 기반한 기술을 제안하고, ABS는 미국 브로드콤이 제공하는 VSB/QAM 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송기술을 제안할 예정이다.
칭화대가 개발하고 있는 독자규격은 중국정부는 물론 기업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10년전에 선정된 미국규격이나 유럽규격으로는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방송·인터넷·통신의 융합이 적합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이의 수용을 전제로 개발되고 있는 칭화대의 독자기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편 자국의 규격을 채택시켜 중국의 관련 시스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맹렬하게 로비를 펴왔던 미국과 유럽 로비스트들은 중국의 자체 규격 채택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중국의 적극적인 독자안 마련 의지는 충격적』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