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가 이번에 내놓은 1만개 중소기업의 IT화 작업은 기본적으로 향후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정보화에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중기 IT화 세부 실천방안의 핵심은 중소기업까지 전자상거래(EC)를 가능하게 하자는 밑그림에서 출발한다. 정보화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는 중소기업 IT화에 대한 구체화방침은 산업정보화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할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당정회의를 통해 남궁석 정책의장과도 사전협의 등 교감을 갖고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산자부의 중기 IT화와 산업계의 정보화를 가속화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과 의의=이번 조치는 급속한 디지털 신경제화 산업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IT화 의욕이 있어도 손쓰지 못했던 중소기업 정보화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정부가 디지털 경제 지향 및 벤처기업 지원책을 소리높여 왔지만 정작 국가 경제의 풀뿌리라 할 중소기업들은 정보화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통적인 제조 중소기업들에는 실제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사적자원관리(ERP)나 EC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중소기업 IT화를 가로막는 최대요인은 자금부족이다. 중소기업청과 전경련 등이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도입비용 과다가 34%로 수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전문인력 부족(33%), 정보화지식 부족(30%), 유지관리부담(16%), 효과의문(5.4%) 순이었다. EC의 전단계인 ERP 구축비용이 적어도 5000만원에 이르러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IT에 밝은 전문인력이 태부족인 데다 IT화가 과연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IT화 저해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보화 투자에 따른 세금증가를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향후전망과 과제=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방안은 당정에서 공조체제를 갖추고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올 하반기부터 ERP 솔루션 공급업체와 컨설팅업체가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산자부의 시각은 EC활성화의 전단계로 ERP가 필수적이므로 이의 도입에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물론 ERP업체마다 다른 솔루션의 표준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자부는 ERP협회 등을 통해 표준화용 템플리트 개발을 서두르도록 하고 있다. 산업별 특성에 맞는 공통 솔루션 요소를 찾아 업종별 표준 솔루션 보급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산자부는 이같은 중소기업 정보화를 위해 정보화촉진기금이 마련되고 있고 4월 이후 850억원의 자금이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정보화에 동참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은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IT화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원과 융자확대 조치는 물론 금융·세제상의 혜택까지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 자금지원 위주의 일회성 IT화 지원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SW보급, 교육, 컨설팅, AS까지 일관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