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PC업계 국내 가정용데스크톱PC시장 진출

HP에 이어 세계 PC 1위 업체인 컴팩컴퓨터가 6일 국내 가정용 데스크톱 PC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국내 가정용 데스크톱 PC시장을 둘러싸고 세계 5대 PC메이저들이 모두 경쟁자로 나서게 됐다. 표참조

이에 따라 올해 국내 PC시장은 IMF 이후 가장 큰 판도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 PC업체들은 그동안 중대형컴퓨터를 기반으로 기업용 시장에 데스크톱 PC를 공급해왔으나 시장규모가 극히 미미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무관한 중대형 컴퓨터의 서브품목으로 취급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 업체의 가정용 데스크톱 PC시장 진출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정용 데스크톱 PC사업은 우선 전국적인 애프터서비스·유통망·대량생산·마케팅 등 대규모 종합 사업계획 및 막대한 투자금액이 소요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전체 PC시장서 차지하는 가정용 데스크톱 PC 비중이 7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외국 업체들의 가정용 데스크톱 PC사업 출사표는 바로 이러한 점에 자신이 있음을 내비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가정용 시장을 놓고 국내업체와 외국업체 간은 물론 외국업체간의 우위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황 =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6일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달부터 국내 안방에 세계 공급 1위 데스크톱PC인 「프리자리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컴팩은 지난 98년에 국내 노트북컴퓨터에 한해 가정용 시장 공략에 참여했으나 데스크톱PC는 국내 사업개시 이래 처음이다. 컴팩이 발표한 기종은 펜티엄Ⅲ 1㎓, 933㎒ 두 가지로 230만원대의 가격으로 중고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컴팩코리아는 이번 사업계획에 맞춰 전국 7개 전문 AS센터와 산하 20여개의 AS대리점을 비롯해 200여개 유통망을 재정비하거나 새로 개설키로 했다.

특히 유통망과 관련해 e커머스 사업부가 맡고 있는 온라인채널과 홈쇼핑채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기업용 시장위주로 전개해왔던 사업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키로 했다.

또 생산부문에서도 당장 싱가포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기로 했으나 향후 국내 생산기반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국내 가정용 PC시장 진출을 발표했던 한국HP(대표 최준근)도 이달부터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HP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유통채널과 AS확충 부문. 이번 홈PC시장 진출을 계기로 이달 말까지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50여개의 전문 컴퓨터대리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 대리점을 통해 이번에 발표한 가정용 데스크톱 PC인 「파빌리온」을 비롯해 기존 제품인 프린터·스캐너 등 종합 컴퓨터품목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AS전문업체인 PC119와 AS대행계약을 체결 방문수리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지원을 펼칠 방침이다.

델컴퓨터코리아(대표 김태술)는 국내 통신판매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제품판매물량이 극히 미미하지만 올해 말에 가정용 데스크톱 PC시장을 겨냥해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키로 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망 = 해외 주요 PC업체들과 국내 업체 간의 시장주도권 다툼이 데스크톱 PC시장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전면전을 펼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PC시장서 양측의 대결은 기업용 시장과 가정용 노트북 PC시장에 극히 한정돼 전개됐으나 이번에 컴팩과 HP가 국내 안방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우선 격돌지점은 중고가 시장. 당장 국내 시장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직접 대결이 불가피해졌으며 LGIBM과 현대멀티캡과도 피할 수 없는 시장격돌이 예상된다.

양강체제를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시장기반이 안정돼 있어 다소 느긋하지만 LGIBM과 현대멀티캡은 10%대 점유율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중소업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을 겨냥해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인터넷 PC업체와 중견 PC업체의 경우 시장 타깃이 달라 당장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시장입지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주요 PC업체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5% 정도.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PC업체들의 가정용 데스크톱 PC시장 진출로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두 자릿수가 될 전망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