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전문인력 엑소더스 움직임

홈쇼핑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00여개 업체가 20여개 컨소시엄을 형성해 사업권 확보를 위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이며 유통업계와 케이블TV업계는 물론 방송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시장에 벌써부터 인력스카우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TV홈쇼핑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1개 사업컨소시엄당 적어도 30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수백명의 관련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반대로 홈쇼핑업계에 몸담고 있는 인력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는 4월 신규사업자가 선정되고 하반기부터 3곳의 TV홈쇼핑 신규업체가 출범하면 TV홈쇼핑업계는 전문인력 부족에 심각한 몸살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TV홈쇼핑업체들이 5년이라는 짧은기간 동안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여 홈쇼핑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참여업체를 빠른 시간내에 따라잡고 신규업체들을 앞지르기 위해서는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은 전문인력의 확보가 사업성공을 가름할 수 있는 핵심요소기 때문이다. 또 TV홈쇼핑사업의 역사가 국내에서는 일천하다는 것도 인력문제가 심각함을 예상케 한다.

이같은 상황에 맞춰 3장의 홈쇼핑 사업권을 둘러싼 관련업체들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서는 벌써부터 TV홈쇼핑 전문인력들의 엑소더스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좁은 업계에서 인맥을 앞세운 스카우트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으며 인력 흐름에 민감한 헤드헌팅업체들은 홈쇼핑 전문인력들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력의 실질적인 대이동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고 있으나 사업권 향방이 결정되는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표면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한시라도 빨리 홈쇼핑 사업을 안정권으로 올려놓으려는 신규사업자들에게는 경험 많은 인재 확보가 사업 조기 정착의 관건이 된다. 아직 사업권 행방이 불투명함에도 전문 인력이 들썩이는 이유는 인력시장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헤드헌팅업체와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려는 홈쇼핑 관련 인력의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물론 인포머셜홈쇼핑업체들의 전문 인력에까지 신규 참여업체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스카우트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는 마케팅, 기획분야로 20여 개에 이르는 신규참여 컨소시엄들은 헤드헌팅업체와 인맥을 통해 사업권 획득과정에 기여할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한때 TV홈쇼핑업계에 몸담았던 인물들까지 포섭대상이 되고 있는 데 이미 신규 참여업체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물밑 스카우트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쇼호스트, PD, 엔지니어 등 방송관계, 프로젝트매니저, 머천다이저(MD) 등 제품소싱 관련 등 홈쇼핑과 접목된 사업경험이 있는 인력이 주가 될 전망이다.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기존 홈쇼핑업체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직간접적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누구의 몸값이 얼마」라는 등의 소문들이 사내에 돌고 있다고 전한다.

헤드헌팅업계는 TV홈쇼핑과 관련된 인력 대이동은 4월에서 6월이 피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헤드헌팅업체들은 헤드헌팅의 특성상 인력을 필요로 하는 측의 요청이 본격화된 시점부터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소강상태지만 이미 기존 홈쇼핑업계 인맥뿐 아니라 과거 관련업계에 종사했던 인맥들에게도 접촉해 인력 대이동이 본격 시작될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업계의 인력 이동은 3개 신규 사업자 중 몇 개를 대기업이 차지하느냐에 따라 그 규모가 달라진다고 분석하고 있는 데 대기업에 대한 선망과 임금 수준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홈쇼핑업계는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외부적인 움직임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