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는 전세계 100여개국에 500여개 자회사와 18만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9회계연도는 472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정보기술(IT) 분야 세계 3위의 기업에 랭킹돼 있으며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 기업중 45위를 기록했다. 지난 1935년 700여명의 인력으로 통신기기 제조·판매업으로 시작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형적인 성장기업이다.
후지쯔 성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글로벌 경영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누벼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화기기 회사에서 출발해 메인프레임시대를 주도했던 후지쯔는 이제 글로벌 경영을 앞세워 인터넷시대를 리드하는 세계 제1의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웹을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솔루션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철학
후지쯔는 「공존공영」 「크로스 컬처(cross culture)」라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전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각 나라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후지쯔 자회사는 현지사정에 능통한 지역 출신자가 경영권과 비즈니스 결정권을 갖고 그 나라 문화를 감안한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후지쯔그룹의 이같은 현지 자율경영은 글로벌화 전략의 기본적인 토대다. 이 회사는 지역사회에 이윤을 환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해 후지쯔의 현지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단적인 예가 바로 「후지쯔 아시아 장학제도(Fujitsu Asia Pacific Scholarship Program)」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사람으로 하여금 일본·중국·미국의 경영과 문화를 배우고 타문화를 체험함으로써 환태평양의 공존공영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한 제도다. 이에 따라 매년 장학생을 선발, 파견해 하와이의 미일경영과학연구소(JAIMS)」 「하와이대학」 등에서 경영학·국제경영학 등의 MBA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 등지에서도 물론 시행하고 있다.
또 환경문제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심을 고려해 환경 친화적인 제품생산, 환경회계 실시, 동남아 지역의 종업원 자원봉사자를 주제로 한 식목활동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방안의 하나다.
후지쯔는 글로벌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시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내 대다수의 기업은 아직까지 「일본내에서 성공한 제품을 해외에서 팔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후지쯔만은 「해외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일본 국내에서 판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인적 자원은 물론 생산·부품 등의 경영자원뿐만 아니라 ROE를 포함한 비즈니스의 무대를 일본이 아닌 전세계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팀포스(TeamPOS)」라는 제품은 미국·영국·일본 등 3국이 공동작업을 통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개발은 물론 비용·납기·세금문제 등을 공동으로 대처하고 국제입찰에도 협력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의 하나가 됐다.
글로벌 경영의 거점
후지쯔의 글로벌 경영은 아시아의 후지쯔 본사와 미주의 암달·DMR컨설팅, 유럽의 ICL을 기본 거점으로 삼고 있다. IBM 연구원 출신의 암달 박사가 설립한 암달(Amdahl)은 엔터프라이즈급 중대형 클라이언트 서버 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로 미국의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의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영국 최대 기업인 DMR컨설팅은 IT전문 컨설팅 업체이며 ICL은 e비즈니스 솔루션과 인터넷 기반에 초점을 둔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유럽시장을 겨냥한 후지쯔의 글로벌 IT서비스 전략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솔루션 링크」라고 하는 지식경영시스템 역시 후지쯔의 글로벌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100여개국 360여개의 웹사이트를 「날리지 뷰어(knowledge viewer)」라고 하는 인트라넷으로 묶어 현업에서 습득된 노하우와 지식을 글로벌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정보·지식을 카테고리화해 「지식 사슬」을 형성,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후지쯔는 전세계 어떠한 고객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 비즈니스 기회의 확대는 물론 고객만족과 생산성,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후지쯔가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바로 이같은 시스템 덕분이라는 것이 후지쯔 관계자의 진단이다.
후지쯔의 경영 전략중에는 글로벌 브랜딩이 포함돼 있다. 통일된 하나의 이미지로 그룹의 브랜드를 채택,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후지쯔」라는 이름을 전 그룹의 공통 브랜드로 구축, 글로벌 브랜드 파워의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의 ICL이나 미국의 암달의 경우 기존의 기업로고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후지쯔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통일성을 추구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딩의 대표적인 전략의 하나가 단일 브랜드 전략이다. 현재 그룹내 50여개사로 하여금 이전의 상표를 버리돼 지역별·계열사별로 독자적으로 사용해온 제품명과 모델명을 단일 브랜드화해 그룹 전체의 통일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프라이머지」와 「프라임파워」가 바로 그것이다. 윈도계열은 프라이머지로, 유닉스 계열은 프라임파워로 통합했다.
인터넷 리딩 컴퍼니로서의 이미지업을 위해 국제적인 포털사이트(http://www.fujitsu.com)를 구축, 글로벌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원투원 마케팅과 각종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대고객 글로벌 마케팅의 모토로는 현재 「The Possibilities are Infinite」를 후지쯔 로고와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Everything on the Internet」이라는 인터넷사업 전략과 결합, 글로벌 경영의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