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지게 학생이 무슨 휴대폰.」
불과 3∼4년 전만 해도 학부모의 이같은 논리는 학생들의 휴대폰 소유욕구를 꺾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지녔다.
그러나 지난 99년부터 휴대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들에게까지 휴대폰이 일반화되고 있어 학부모들의 논리는 이제 학생들의 소유욕구에 밀리고 있다.
더욱이 휴대폰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연령층에게는 필수품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졸업을 전후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예비졸업생들은 활동범위가 넓어 친구들과의 「긴밀한」 연락을 위해 휴대폰을 마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딱딱한 학교생활에서 막 탈피한 예비졸업생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순위는 휴대폰이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들과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10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구매의욕이 가장 높은 10대야 말로 최대의 수요처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졸업·입학시즌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취향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졸업·입학 연령층 시장은 변화에 가장 민감할 뿐 아니라 마케팅 또한 가장 잘 먹히기 때문에 이동전화사업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그러나 올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졸업·입학 이벤트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LG텔레콤·한국통신프리텔·한통엠닷컴 등 PCS업체들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직접적인 판촉을 전개하고 있는 데 반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소위 셀룰러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10대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행사에 이벤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016)은 신세대 여성고객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드라마 컴 트루」라는 이름으로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행사를 진행해 이 기간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총 493명을 추첨해 쌍커풀, 치아스케일링, 스킨케어, 피부스케일링, 휘트니스센터, 헤어트리트먼트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통신엠닷컴(018)은 졸업·입학생을 잡기 위해 「21C 틴틴페스티벌」을 전개한다. 이달 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가입한 고객 가운데 90명을 추첨해 18명씩 미국·유럽·캐나다·중국·일본 등 5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또 졸업생들이 먹거리·입을거리·놀거리·볼거리는 물론 인터넷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틴틴카드를 발급해 KFC·씨즐러 등 외식업체와 싹스탑·베네통 등 의류업체, 극장, 놀이동산 등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텔레콤(019)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박지윤·베이비복스·핑클·클레오·원타임 등 스타들과 함께 하는 스타캠프에 초대할 예정으로 일정은 현재 검토하고 있다. 또 가입자가 카이 존(캠퍼스, 엔터테인먼트 존)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추첨을 통해 통화료의 30% 가량을 감면해주는 한편 가입자들에게 소정의 상품도 지급할 예정이다.
SK텔레콤(011)은 신규 가입자에 국한되지 않는 이벤트를 전개해 브랜드인지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3일까지 「新나는 온라인 TTL ON니유 페스티벌」을 진행해 자사 문화브랜드인 TTL(http://www.TTL.co.kr) 접속 빈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이벤트는 게임 등을 통해 고득점을 획득한 1057명에게 장학금 1000만원, 노트북컴퓨터 등을 제공한다.
또 「新나는 글로벌 미리 가보는 TTL 게스트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을 마련, 28일까지 행사에 참여한 고객 가운데 8명을 선발해 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 등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세기통신(017)도 졸업·입학생들에게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017 고객을 대상으로 「루브 터치(Luv touch)라는 이름의 행사를 전개한다. 017 아이터치 홈페이지 및 왑 폰상의 아이터치를 통해 응모할 수 있는 이 행사는 사다리 게임을 통해 산요 컬러단말기 17대, 황금 초컬릿 17개, 향수 170병을 증정한다.
또 CF모델인 전지현의 의상과 소품 경매, 전지현과 함께하는 밸런타인데이 저녁식사 등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