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는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졸업·입학 선물이다.
길거리에서도 이어폰을 꼽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 학생들이 많고 심지어 공부할 때나 PC 게임을 할 때도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다반사다. 오디오는 학생들에게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단지 예전에는 대형 오디오시스템을 갖고자 하는 학생이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간편한 디지털오디오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근자에 들어 복합형 미니오디오나 MP3플레이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오디오업체들은 최근의 경기 침체현상을 고려해 이번 졸업·입학시즌에는 선물용 시장을 겨냥한 판촉행사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가 너무 위축돼 있어 할인판매나 경품제공 등의 일시적인 판촉방안만으로는 판매량을 늘리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번 졸업·입학시즌에는 국내 오디오 4사 가운데 이트로닉스만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촉활동에 나설 예정이고 나머지 3사는 아주 제한적인 판촉행사를 마련하거나 아예 판촉활동에 나서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태광산업은 지난해 내놓은 새로운 오디오브랜드인 「뮤테크」에 대한 고가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할인판매 행사는 일절 벌이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획기적인 디자인의 고급형 오디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또 아남전자는 올해는 소비심리가 너무 심하게 얼어있어 판촉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본사차원의 판촉행사는 마련하지 않고 지역별 및 판매점별로 추진하는 유통점 자체 이벤트만으로 이번 졸업·입학 시즌을 맞이할 예정이다.
롯데알미늄전자사업부도 지난 1일부터 이달말까지 「롯데핑키-72골드」 1개 모델에 대해서만 전국의 하이마트 지점을 통해 구입하는 고객에게 1만원권 패션상품권 2장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이번 졸업·입학 시즌을 겨냥한 판촉활동을 끝내기로 했다.
반면 올초 사명을 변경한 이트로닉스(구 해태전자)는 자사의 새출발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인켈 새출발 대잔치」라는 파격가 한정판매 행사를 마련, 고객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트로닉스는 오는 16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졸업·입학생과 취업자 및 신혼부부나 이사를 하는 가정 등 21세기를 맞아 새롭게 출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핌코540」 「인켈 WA240」 「인켈 HTS5900DVD」 3모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이번 시즌을 맞아 각각 마련한 「2001년 삼성전자 입춘대길 큰잔치」와 「새출발 행운 빵빵 대축제」 등 전사적인 판촉행사를 마련,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시즌을 상품화한 MP3기능과 CP플레이어가 결합된 신제품인 「CD-YEPP」 출시를 기념해 20명의 품질평가단을 모집, 이를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CD 및 최신인기가요 CD를 각각 한장씩 증정키로 했다.
LG전자 역시 오는 22일까지 실시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MP3플레이어와 아하프리 카세트 등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인 MP3플레이어와 MP3CD플레이어는 이미 학생층으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특히 올해는 MP3플레이어 종류가 아주 다양해진데다 가격도 크게 낮아지고 있어 졸업·입학 선물로 이를 찾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