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8일 기자회견을 갖고 강경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둘러싼 분쟁이 법정대결로 치닫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독자적인 사업계획을 밝히자 원작자 신일숙씨도 8일 엔씨소프트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금주 중 리니지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해나갈 것임을 선언했다.
신씨는 이와 관련해 『리니지 게임이 독립적 저작물이라는 엔씨소프트의 주장에 분노를 금하지 못한다』며 『내주 중 원작자의 권리를 정면으로 무시한 엔씨소프트에 대해 서비스 중지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또 『엔씨소프트가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게임을 구축하는 캐릭터의 모습이나 혈맹 단위의 커뮤니티, 서버의 이름 등 게임을 구축하는 모든 기본요소는 원작 만화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인 태평양법무법인 측은 특히 『본안 소송에 앞서 서비스 중단 가처분신청을 낼 수도 있다』고 덧붙여 업계에 파문이 예상된다. 서비스 중단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90% 가량을 리니지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씨 측의 주장대로 원작과는 전혀 다른 「독립적인 창작물」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법원이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독립적인 창작물」로 인정해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줄 경우 엔씨소프트는 아무런 제한 없이 캐릭터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원작자가 승소하면 엔씨소프트는 최악의 경우 서비스 여부마저 불투명해지고 서비스를 계속하려면 게임을 대폭 변경해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된다.
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라는 상표를 등록해 놓은 상태지만 원작자가 지난해 12월 엔씨소프트가 원작자의 사전동의 없이 무단으로 이 상표를 등록했다며 상표권 무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 소송에 패할 경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라는 이름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엔씨소프트와 원작자가 타협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서로 극한대결로 치닫다가는 양쪽 모두 깊은 상처를 입게 될 게 뻔하다는 점에서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특히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업체의 경우 저작권 문제에 특히 민감해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경우 해외 시장 개척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