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전통적인 굴뚝업체를 인수한 후 첨단기술업체로의 변신을 추진, 증시의 관심을 모았던 1세대 인수개발(A&D)업체들이 잇단 악재와 사업의 한계성을 드러내며 관련업체에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9일 증권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타워테크놀러지스 등 1세대 A&D업체들이 첨단기술업체로의 변신에 대한 사업의 한계를 들어낸데다 최근 증시를 통해 쏟아지는 물량부담과 일부 업체의 경우 금감원의 고발조치 등 잇단 악재까지 겹치면서 증시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헨즈 등 성공적인 A&D로 평가받고 있는 업체들마저 기술개발은 뒷전인 채 우회상장을 통한 머니게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등 A&D에 대한 증시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이같은 1세대 A&D업체들의 쇠락은 현재 A&D를 추진중인 업체들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쳐 올해 A&D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리타워테크놀러지스는 지난해 1월 보일러 부품업체였던 파워텍을 인수한 후 인터넷솔루션업체로의 변신을 선언, 국내 증시의 A&D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은 인수당시 불공정거래로 직간접적인 관련자들이 금감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는 등 기업인수와 주가를 둘러싼 잇따른 의혹으로 기업의 신뢰도 크게 회손됐다.
리타워테크놀러지스는 이와 관련, 『최근 금감원에 의해 고발된 이동채 전 파워텍 대표이사 등은 리타워테크놀러지스와 관련없이 독자적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며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에 대한 법적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타워테크놀러지스의 기업인수 및 주가를 둘러싼 의혹들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업의 한계성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리타워테크놀러지스는 자회사 확대를 통한 인터넷솔루션업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회사의 제품이나 솔루션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모델이 불분명하고 조직체계 및 기술기반도 미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른손도 A&D를 추진했던 미래랩의 이정석 대표가 지난해말 휴먼컴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긴데다 최근에는 바른손의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임호석 사장마저 퇴사해 사업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인수합병(M&A)을 통해 인터넷비즈니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닷컴주의 폭락을 경험하면서 인터넷 사업을 축소하는 등 사업초기부터 일관되지 못한 경영으로 혼선을 빚었다.
또 외국계펀드인 최대주주들의 장내 매도로 주가마저 흔들리고 있다. 바른손은 지난달 31일 최대주주인 코리안인핸스드토털리턴인베스트가 보유주식 7.25% 중 4.73%를 장내에서 매도하는 등 지난달에만 외국계 투자펀드의 장내 매도로 3번이나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냈다. 지난 8일에도 대주주 미래랩과 관계사인 스탁노트 등이 보유주식 3.69%를 장내에서 전량 처분하는 등 기존 주주들의 주식매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A&D는 M&A를 통한 기업의 리모델링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우회상장을 통한 주가뻥튀기라는 부정적인 면이 공존, 기업가치 평가를 유보해 왔으나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A&D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