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소자업체는 물론 장비·재료업체, 설계 및 시스템업체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부의 지원 및 관심이 절실합니다.』
이윤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은 『올해는 반도체산업의 체질을 다지는 원년』이라면서 『협회 활동도 이를 도모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은 이제 국내 산업의 뼈대다. 지난해 262억달러를 수출해 국내 전체 수출의 15%를 넘었다. 반도체산업이 위축되면 국내 경제도 휘청거릴 정도다. 그런데 세계 반도체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다. 대만에 이어 중국도 반도체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협회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습니다. 가입회사가 180개사나 됩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와 같은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라 장비·재료·설계 등의 분야에 많은 업체가 있습니다. 이들 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세제는 물론 연구개발 지원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협회는 지난해말 관세법 개정안 통과로 숙원사업인 반도체장비용 부분품 무관세화가 이뤄짐에 따라 관세 감면공장으로 지정된 장비업체에 대한 지원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또 국내 디자인업체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각각 절반씩 부담해 총 320억원을 조달, 올해부터 5년동안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12%인 비메모리 생산비중을 25%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이윤우 회장은 『중국의 반도체산업이 아직 태동단계이나 잠재력은 커 국내 업체들도 기술을 차별화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 관계도 장기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차세대 반도체의 개발에 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이렇다 할 게 없다.
이윤우 회장은 『혜택을 받는 업체가 대기업이라는 그릇된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장비·재료업체, 설계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서 취약한 반도체설계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협회는 올해 반도체혁신협력사업단을 구성해 설계업체의 시제품 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소자업체의 문호를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정부에서 관련 경비의 일부를 지원토록 요청하고 있다.
국제 협력과 관련해 이윤우 회장은 『미국과 공동으로 반도체통상협력 세미나와 환경안전 기술교류 심포지엄을 갖는 등 상호 이해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 11월 서울에서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회의를 여는 것을 계기로 국내 업체들도 기술 선도업체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총 5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기술로드맵을 작성할 계획이다.
세계 반도체산업계에 구조조정이 활발하다. 국내 업체들도 여기에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높다.
이윤우 회장은 『국내 업체들이 자금문제나 사업초기 진입 등의 난관이 예상된다』라면서도 『하반기부터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슬기롭게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소자와 달리 장비와 재료 부분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윤우 회장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장비업체가 국내에서도 나와 예전에 비하면 크게 개선됐으나 아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300㎜ 웨이퍼 관련 장비와 재료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은 이전보다 덜하다. 유능한 개발인력들도 어렵고 힘든 반도체업체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릴 정도다.
이윤우 회장은 『「반도체의 날」을 제정해 국내 반도체산업에 공헌한 인사들에게 산업훈장을 수여하는 계획을 수립중이며 이를 계기로 반도체산업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반도체산업 역군의 인력 수급에도 지장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