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 HDR 상용화 가능성 높다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퀄컴이 제시한 고속데이터통신(HDR:High Data Rate) 기술의 국내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프리텔·한국통신엠닷컴·SK텔레콤은 최대 전송속도 2.4Mbps에 이르는 HDR서비스 상용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LG텔레콤은 그룹 내 통신사업부문 구조조정과 맞물려 추진을 유보 중이나 LG전자가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자들이 진행 중인 사업성·기술성 검토가 완료될 경우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수준인 2Mbps급 전송속도를 가진 HDR 상용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퀄컴이 MSM5500 칩 공급에 나설 경우 현재 노트북 3분의 1 크기의 송수신 단말기가 PCMCIA카드 형태로 작아져 이동전화서비스와 연계된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서두르는 곳은 통합을 앞둔 한통프리텔·엠닷컴. 프리텔은 일산 연구소에서 LG전자가 만든 HDR시스템을 이용해 최근 시연을 마쳤다. 시연 결과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능가하는 속도로 실시간으로 동영상 송수신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프리텔은 HDR가 2Mbps를 넘는 전송속도와 불필요한 시스템 접속시간 단축,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며 상용화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프리텔은 HDR 기술이 선진국에서 5Mbps 이상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단계라며 cdma2000 1x(144Kbps)나 IMT2000(2Mbps)보다 빠른 무선인터넷 구현이 가능하다고 보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2세대 이동전화서비스로서도 3세대와의 경쟁이 상당기간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이용경 사장이 홍콩 텔레콤아시아2000에서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을 만나 HDR 도입 및 상용화 일정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도 이 같은 기술적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표준화·규격화, 망 구축 등 많은 단계가 남아 있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cdma2000 1x 망에 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nly)를 도입해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입시기·투자규모·장비제조업체 등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은 우선 HDR 사업성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경쟁업체 수준으로 망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텔레콤은 현재 HDR 추진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나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봐가며 추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HDR 서비스를 준비 중인 이유는 cdma2000 1x(IS95C)와 연계될 경우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음성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능가할 만큼 뛰어난 데이터 전송능력을 자랑한다. 노트북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시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비동기 IMT2000서비스로서 통신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동기식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기반으로 하는 HDR에 대한 투자는 낭비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통프리텔 이충근 상무는 『현재까지 나온 결과로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며 그러나 『상용화 일정은 원천기술 보유사인 퀄컴의 칩 개발 일정, 장비 제조사의 개발 일정과 연동해 수립돼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