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미모의 10대 테니스 스타인 안나 쿠르니코바의 이름을 딴 컴퓨터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특히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5월 발생해 전세계적으로 8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준 러브 바이러스보다 확산속도가 두배 이상 빨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AP 등 외신은 「AnnaKournikova.jpg.vbs」라는 이름의 첨부파일을 가진 안나 바이러스가 12일(현지시각) 유럽과 북미지역 컴퓨터 통신망을 교란한 데 이어 13일에는 아시아 지역에도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안나 바이러스는 전자우편 제목이 「체크해 보세요(Here you are)」 「꼭 보세요(Here you have to)」 「여기야 여기(Here you go)」 등 3가지 중 하나로 돼 있는데 컴퓨터 사용자들이 마치 안나 쿠르니코바 선수에게서 연애편지를 받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퇴치 전문업체인 소포스의 그레이엄 클루리 수석 상담원은 『안나 바이러스가 윈도95, 윈도98, 윈도미, 윈도2000, 윈도NT 등서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e메일 소프트웨어에서만 작동한다』며 『파일을 열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주소록에 등록된 모든 e메일 주소가 저절로 발송돼 e메일 서버 용량을 압도하거나 충돌을 일으켜 결국 시스템을 다운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바이러스 퇴치 전문업체인 시만텍의 빈센트 위퍼 연구소장은 『애초 작년 8월에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밸런타인데이와 관련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