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베디드리눅스의 가격경쟁력은 있는가 없는가. 요즘 임베디드리눅스 가격경쟁력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제까지 임베디드리눅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과 로열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업계 일각에서 가격경쟁력을 임베디드리눅스의 장점으로 내세우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경쟁력 없다 =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선 임베디드리눅스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문제삼는다. 일부 임베디드리눅스 업체들은 웹브라우저·GUI·게임 등 완성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전문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임베디드리눅스가 상용화됐을 경우 이들 업체는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협력 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기 위해서라도 임베디드리눅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로열티를 보장받지 않으면 안된다.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이노피아테크의 장만호 사장은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하지 못할 경우 가격경쟁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베디드리눅스의 가격경쟁력을 위협하는 또다른 요소는 최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격인하 공세다. 이미 「윈도CE」의 가격은 지난 연말을 고비로 최대 50% 이상 인하됐으며 또 그간 MS의 가격정책에 비춰볼 때 시장 상황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인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관련업계는 임베디드리눅스 진영에서 상대적인 가격 우위를 확보하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력 있다 =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에 대한 반박 역시 만만치 않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을 외부에서 공급받고 있는 업체들은 협력 업체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가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팜팜테크·미지리서치 등과 같이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해외, 혹은 국내 전문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이나 안정성 등을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제휴 모델이 효율적이며 또 무엇보다 협력 업체와 로열티 수준을 센트 단위에서 맞추기로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휴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전체 로열티 수준은 4, 5달러 정도로 윈도CE의 3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MS의 가격 공세 역시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윈도CE의 경우 가격산정 방식이 워낙 복잡하고 옵션에 따라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 알려진 수치만큼 가격이 인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추가 가격인하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새로운 가격정책을 발표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다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한편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기보다는 제품의 안정성이나 지원서비스 강화를 통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리누딕스의 이병석 실장은 『제품의 성능이나 안정성을 입증한다면 임베디드시스템 업체들 역시 가격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며 『공짜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