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맨닷컴의 MP3플레이어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등록은 한국이 확고한 MP3플레이어 종주국임을 재차 입증한 것으로 국내 MP3플레이어 산업보호 및 수출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국내특허를 획득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일단 외산제품의 국내 유입을 억제할 수 있는 데다 이번 특허등록을 계기로 해외특허까지 획득할 경우에는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막대한 규모의 로열티 수입도 올릴 수 있는 등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MP3플레이어 시장에 속속 진출, 막대한 자금력과 마케팅력·브랜드력 등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데다 대만과 중국 업체들도 저가를 무기로 물량공세를 펴는 등 양쪽에서 압박을 당하고 있는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엠피맨닷컴의 MP3플레이어에 대한 특허획득은 국내외 MP3플레이어 업계에 상당히 복잡한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우선 엠피맨닷컴이 일단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나 수입제품에 대해 대당 3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제시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엠피맨닷컴의 특허가 국내특허인 만큼 국내 업체에만 원가부담으로 작용해 세계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이같은 거액의 로열티를 내고는 더이상 MP3플레이어 사업을 지속하기가 힘들다고 보고 특허등록 무효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자칫하면 이번 기회가 국내 업체간의 치열한 법정투쟁으로 비화되는 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특허권의 절반은 미국 소닉블루사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국내 MP3플레이어로부터 받는 로열티의 절반은 미국 소닉블루사로 넘어가며 특허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로열티 문제만 보더라도 아직까지는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물량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관계로 국내로 들어오는 로열티 수입보다는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물론 엠피맨닷컴은 이번에 획득한 특허를 발판으로 미국 특허를 등록하는 데도 박차를 가해 MP3플레이어 특허를 세계특허로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국내 업체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도 엠피맨닷컴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국내 MP3플레이어 산업의 위상을 고려해 엠피맨닷컴의 특허를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라 이번 특허등록이 국내 업체들이 하나로 뭉쳐 세계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소닉블루사의 간섭을 배제하고 국내업체들간에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냐 하는 점이다. 특허권을 선점함으로써 칼자루를 쥐고 있는 엠피맨닷컴이 국내 업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