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지불게이트웨이(PG) 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일부 선발주자들의 경우 그동안 인터넷쇼핑몰 등 B2C 전자상거래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지불대행 수수료 수입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다수의 전문업체들이 쏟아지면서 출혈경쟁을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PG전문업체의 효자노릇을 해 온 대형 쇼핑몰들이 지난해 이후 수수료 절감을 위해 속속 이탈하면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PG시장에 이니시스·케이에스넷·데이콤·티지코프·KCP·한국정보통신·나이스카드정보 등 줄잡아 20개 가까운 업체가 난립하면서 제살깎기식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PG가 처음 등장했던 지난 99년 한때 2%대에 달하던 건당 지불수수료도 현재 1% 미만으로 추락했으며 대형 쇼핑몰의 경우 수수료 절감을 위해 직접 카드조회(VAN)서비스에 연결하는 식으로 대거 이탈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VAN과 PG를 동시 지원하는 케이에스넷·한국정보통신·나이스카드정보 등 VAN사를 제외한 순수 PG전문업체들은 겨우 1% 안팎의 수수료 수입으로 연명해야 하는 실정이다.
예컨대 자사 PG를 통해 연간 1000억원의 거래를 발생시킨다 하더라도 기업의 순매출은 10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또 지난해 B2C 시장규모를 6000억원 정도로 예상할때 PG시장 전체로는 60억원 안팎, 업체당 평균 3억원 가량의 순매출이 역추산된다.
이니시스 관계자는 『월 매출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형 몰들은 최근 자체적인 PG시스템을 구축해 카드VAN과 직접 연계하는 추세』라며 『경쟁환경도 치열해 시장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PG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양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B2C시장이 지속 성장을 거듭하는데다 거래대금에 대한 한시적인 자금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PG전문업체들은 카드사에 대표 가맹점으로 가입, 소비자가 대금을 온라인 지불하면 대체로 일주일 정도 지난 뒤 정산을 완료하고 있다.
PG업계 관계자는 『저조한 수수료 수입에도 불구하고 현금유동성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사업이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카드깡이 PG에 악용된 사례가 적발돼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올해부터는 관리·감독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인터넷 지불의 상징이라는 화려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올해 PG업계는 독자적인 수익기반 창출이라는 지상과제에 봉착, 조만간 시장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