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윤 아주대 정보통신대학원장 dykim@madang.ajou.ac.kr
우리는 지식정보사회의 핵심인 전문 정보기술(IT)인력 부족현상에 대해 모두들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안 혹은 해결방안으로 제시되는 것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단기적인 육성방안에 치우쳐 있다.
대학교육 현장에서 느낀,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 몇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는 초·중등 과정 컴퓨터 교육의 문제다.
이들에 대한 제도적인 컴퓨터 교육이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다.
현재 초·중등학교에서 컴퓨터 담당 교사들은 다른 전공과목 교사로 이들 대부분은 부전공 연수를 받고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
이는 결국 부실한 컴퓨터 과목 수업 내용과 부족한 시간배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또 실제로 대부분 초·중등 학생들이 컴퓨터 교육을 사설학원에서 사교육 형태로 받고 있는데 과연 내용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잘한다고 하면 대체로 게임을 잘한다거나 인터넷 사용, 워드 프로세서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가장 필요한 인재는 빌 게이츠와 같은 유능한 몇몇 지도자와 많은 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자들이다.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준비가 초·중등 과정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특히 보편적 컴퓨터 교육과 함께 컴퓨터 영재 교육에 대한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둘째는 대학의 문제다.
현재 기본적으로 대학 정원의 이공계와 인문계의 비율은 5 대 5이며, 취업비율은 7 대 3내지 8 대 2 정도다.
사립대학들의 경우 인문계 정원을 IT분야로 전환하려고 하더라도 기자재와 공간, 실험실습비 등 예산문제와 교수확보문제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닥친다.
물론 정보통신부에서 기자재비, 교수지원 프로그램 등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부와 정부 차원에서 각종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셋째는 대학 지원자의 문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의 이공계와 인문계의 비가 수년 전의 1 대 1에서, 작년에는 1 대 1.5, 올해에는 1 대 1.9의 비율이 됐고, 예체능계 지원자 수도 이공계의 절반이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IT관련 전공학생들은 주로 이공계열을 지원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공계 지원 기피현상은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행정부 고위직이나 국회에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얼마나 있는지, 민간기업에서 정보통신 전문가를 대접하는 것 만큼 정부에서 대접하고 있는지를 우선 살펴보기 바란다.
넷째는 재교육과 자격증의 문제다.
빠르게 변하는 IT분야의 특성상, IT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주기적인 재교육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물론 논의조차 찾기 어렵다.
여기에는 비전공자들의 전환교육도 포함돼야 하며 이러한 재교육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재정적 지원을 갖춰야 한다.
모든 IT자격증은 자격을 위한 자격증이 아니라 관련분야 현업에 종사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자격증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자격인증제도의 과감한 민영화가 필요하다.
이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제도를 정비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산업혁명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가 변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