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정보기술(IT) 중소·벤처기업들의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98%에 달해 앞으로 지속적인 고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정보통신부가 우수 IT 중소·벤처기업 100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성과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의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81% 증가했고 수출액도 전년에 비해 100% 이상 신장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대상기업이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 또는 코스닥·제3시장등록기업 등 매출 및 수출실적이 우수한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미국이 신경제의 핵심으로 지칭하는 IT벤처기업 중심의 경제산업구조가 국내시장에서도 차츰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국내 경제성장을 이끄는 IT산업의 평균 성장률인 23%에 비하면 3.5배 이상 웃돌고 있는데다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하면 7배를 상회해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점은 국내 IT 중소·벤처기업들이 자금시장의 침체와 이로 인한 전반적인 경영악화 속에서도 다른 산업에 비해 괄목할 만한 고성장을 이룩한 것은 다름아닌 비교우위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IT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이 그만큼 향상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경제사정이 어둡고 경기가 둔화될수록 첨단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남보다 앞선 기술력만이 매출신장의 척도이자 경쟁력 우위의 확보한 담보물인 까닭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하고 세계시장에서 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력이 원동력이 되었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IT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체산업의 7배를 웃도는 매출신장세를 이룩한 것은 지금의 위축된 경제위기 국면을 반전시키고 경제활로를 모색하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자면 IT 중소·벤처기업들은 그동안 극소수 부도덕한 벤처기업인의 사례를 교훈삼아 오직 기술과 수익모델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매출성장과 이를 근간으로 한 수출확대 없이는 IT 중소·벤처기업들이 명실상부한 신경제의 주축으로 우뚝 서기가 어렵다.
가득이나 어려운 최근의 경기불황을 타개해 재도약하려면 철저한 기술개발로 매출신장을 이룩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최상의 지름길이다.
정부도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기술개발비 등을 포함해 상당한 규모의 금액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자금들이 IT기업들의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운동력이 될 수 있도록 자금운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IT 중소·벤처기업들이 신경제의 핵심으로 제역할에 충실해 최근의 경기불황을 회복시키는 전령이 돼 줄 것을 거듭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