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의 절전제품 개발 경쟁이 뜨겁다. 인텔·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시스템업체들의 절전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칩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업체들도 차세대 절전형 칩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연구개발 역량을 절전기술 개발에 집중, 노트북·PDA·휴대폰 등 휴대용 기기에 들어가는 전력 소모량을 낮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업체들은 칩의 고집적화와 데이터처리의 고속화로 전력소모가 많아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칩 단계에서부터 절전제품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절전 반도체 개발 경쟁은 전력소모가 중요한 휴대용 기기 분야에서 시작됐으나 앞으로 모든 시스템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절전은 반도체 기술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겨냥해 집적도가 높은 D램의 장점과 전력소모가 낮은 S램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절전형의 32M 「Ut램」을 개발, 샘플 공급에 들어갔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자기온도보정기술(TCSR)을 적용해 2.5∼3.3V로 작동하는 64M짜리 휴대기기용 메모리인 「BAT램」을 개발, 올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독일의 인피니온도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휴대기기용 128M 「모바일램」을 개발해 이르면 2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인텔은 지난해 1.8V의 전압으로 최대 60%까지 절전효과를 거둘 수 있는 차세대 플래시메모리를 개발해 올해부터 휴대폰 및 무선단말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인텔은 또 「퀵스타트」라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소비전력 0.5W, 소비전압 1V 이하를 실현, 배터리 사용시간을 최대 25% 늘린 노트북용 CPU인 펜티엄Ⅲ 및 셀러론 500㎒를 최근 출시해 노트북의 절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맞서 AMD는 CPU 단계에서 소비전력을 최소화한 「팔로미노」와 「모건」」등의 차세대 노트북용 제품을 제품을 올 2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낮춘 CPU인 「크루소」 칩을 출시해 노트북용 칩 시장의 절전 경쟁에 불을 당긴 트랜드메타는 올해 일본의 시스템업체들과 협력해 인터넷단말기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휴대용 기기와 가전제품용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 소모량을 3분의 2 이상 줄인 고속절전형 「IEEE 1394a 파이(PHY)」 칩을 지난해 개발했다. 마쓰시타는 내부에 전자가 잘 통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을 적용해 가전제품 전원장치의 전력 손실을 15% 미만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칩을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