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새해 업무계획 뭘 담았나

문화관광부가 14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 업무계획의 기본 방향은 크게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누리는 문화로 삶의 질 향상 △문화·관광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 △문화·관광·체육 교류의 활성화로 남북평화협력 실현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문화부가 특별정책 과제로 2000억원을 조성해 「코리아 뮤지엄」을 만들기로 하는 등 문화 콘텐츠산업 육성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정부출연 1000억원, 민간 투자유치 1000억원 등 2000억원으로 만들어질 「코리아 뮤지엄」은 고품질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 개막과 IMT2000 등으로 오는 2005년에는 영상채널이 1000여개, 인터넷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하는 고도 정보사회가 도래하는 만큼 이에 대비해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악 분야의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집중 개발하겠다는 포석이다.

콘텐츠업계에서는 정부 주도로 콘텐츠 개발업체가 만들어질 경우 창의성과 독립성이 위축될 우려가 있으나 정부에서 디지털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해 주도적으로 이 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리아 뮤지엄」은 초기단계에 유무형의 국가 문화원형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등 공익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문화유산, 생활·설화·민속 등 사라져 가는 문화자산들이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로 영구 보존되고 미개발 분야와 새롭게 예상되는 디지털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개발된다.

다음단계에서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악 등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집중 개발하는 등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게 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개발역량과 제작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신기술과의 접목으로 문화콘텐츠산업을 질적으로 발전시키며 문화주권을 확보,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 문화부의 청사진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코리아 뮤지엄」은 200개 이상의 디지털콘텐츠 업체를 육성함으로써 열악한 국내 콘텐츠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문화부는 이밖에 △문화원형의 디지털화 및 창작콘텐츠의 집중개발 △문화콘텐츠 창작역량강화를 위한 핵심기반 구축 △전략적 마케팅 및 해외판로 개척 등 3대 사업을 통해 디지털 문화콘텐츠산업을 진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콘텐츠 기반 구축사업은 첨단 디지털 영상테마파크 등 지방 문화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과 전문인력 양성, 경쟁력 있는 유망 프로젝트 집중 지원, 첨단장비 도입과 신기술 개발을 통한 콘텐츠 제작기반 확충으로 요약된다.

이에따라 문화부는 수원(게임), 부천(만화영상), 광명(음악), 춘천(애니메이션) 등 지역별로 첨단 디지털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지방문화산업 지원센터를 확충해 나가며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의 확대 및 첨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문화콘텐츠의 수출과 생산유발 효과는 날로 커가고 있지만 민간 차원의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부의 기본 방향은 시의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 문화콘텐츠의 수출을 위해 중국, 일본 등 세계 20여개 지역에 전략거점을 마련해 우리 문화산업을 수출하고 문화원, 문화센터를 마케팅 지원기지로 활용키로 한 해외진출 종합 네트워크 구축 계획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첨단 콘텐츠 수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가별 전문 에이전트인 「문화콘텐츠 전문 마케터」를 집중 양성하고 다양한 해외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는 등 인적·물적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올해 말 국내외 주요 게임업체와 게이머가 참여하는 「월드사이버게임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사이버게임올림픽」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문화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