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JSA(감독 박찬욱)」가 155일의 상영 기간동안 서울 258만명, 전국 58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종영, 지난 16일 비디오로 새롭게 선보였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화제작이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그동안 수립한 신기록을 일일이 열거한다면 노트 한 페이지를 빼곡이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특히 「공동경비구역 JSA」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쉬리」의 기록을 불과 1년 만에 갈아치우며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또한번 증명해 보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9년 개봉한 「쉬리」의 기록은 서울 245만명, 전국 5780만명. 이는 국내에서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깬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이었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쉬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된다. 두 작품 모두 남북분단 문제를 다루고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바닥에 깔아 극적인 감동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남북분단과 사랑, 그리고 우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쉬리」가 전형적인 남북한 대결과 갈등 구도를 그렸다면 「공동경비구역 JSA」는 화해와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회담장 중심으로 직경 800m 지역인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북한 초소병 살해사건의 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공동경비구역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단 북한초소에 7발의 총성이 울리고 북한 초소병이 시체로 발견된다. 북한은 남한의 기습테러 공격으로, 남한은 북한의 납치설로 엇갈린 입장을 표명한다. 그러던중 남한군 일병 성식의 자살로 영화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흥미를 더한다. 송강호·이병헌·이영애의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팬들은 「공동경비구역 JSA」가 극장 흥행에서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비디오 시장에서도 「쉬리」가 세운 11만장의 국산 비디오 최대 판매기록을 깰 것인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극장 개봉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쉬리」의 기록을 하나둘씩 깨며 앞서 나갔지만 비디오 시장에서도 과연 기록을 무너뜨릴 것인가를 궁금해 하고 있다.
극장 개봉 대작들이 비디오 시장에서도 역시 성공을 거둔다는 공식대로라면 「공동경비구역 JSA」가 「쉬리」의 기록을 깨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동경비구역 JSA」 기록 경신에 대해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 「쉬리」가 개봉됐을 때의 비디오 시장과 1년 반이 지난 지금의 비디오 시장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국산 영화시장은 계속 확산되고 있지만 비디오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어 1년 전과 비교할 때 30% 정도 축소돼 8만장 판매의 벽을 넘어서기가 힘겹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경비구역 JSA」를 판매하는 영유통측은 일단 판매목표를 기록달성으로 잡아놓고 있다.
비디오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공동경비구역 JSA」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만큼 극장에 가지 못한 마니아들이 비디오를 빌려보기 위해 몰려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비디오 마니아라면 이달 「공동경비구역 JSA」를 빌려보며 어떤 기록이 세워질까 예측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