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초부터 에어컨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초부터 한달간 의욕적으로 예약판매를 실시했지만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탓에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해 절반 수준 이하로 뚝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비 10% 성장한 43여만대를 올해 판매하기로 했지만 예약판매 결과 판매대수가 30∼40% 가량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50만대로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수준의 예약판매 실적이라면 목표치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특히 당초 한달간만 시행하기로 했던 예약판매 행사를 2월 중순까지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판매행사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내부적인 평가를 내릴 정도로 예약판매 실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연간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에어컨 예약판매 결과를 바탕으로 그 해의 생산물량과 판매계획, 설치인력의 교육 등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해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예약판매 실적이 워낙 저조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해마다 3월 중순에 실시해오던 「2차 에어컨 예약판매행사」의 실시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형편이다. 1차 예약판매행사에 이어 2차 예약판매행사마저 부진하면 투자대비 실효성이 없는 판촉활동을 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 실무자들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 혹한기를 거치면 여름철 역시 혹서기를 맞는 것이 통상적인 기상통계여서 올 여름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할 수도 있어 예약판매 실적만을 근거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도 없는 등 이러저래 난감할 뿐이다.
삼성전자 국내판매사업부 관계자는 『에어컨 성수기인 5월전에 에어컨 예약판매행사를 실행하는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으며 LG전자 한국영업부문 관계자도 『예약판매행사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워낙 떨어져 2차 행사규모와 실시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