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3)보안 솔루션-시장별 공략법: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시장을 무조건 밝게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동남아에는 인터넷 사용자층이 두터운 국가가 있는가 하면 컴퓨터 보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나라도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인터넷 사용자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반면 베트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남아 지역의 정보기술(IT) 기반 구축 여부는 인터넷 사용자별 분포를 보면 알 수 있다. 동남아의 인터넷 사용자는 600여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중 싱가포르는 173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127만명, 태국은 100만명, 필리핀은 60만명, 인도네시아는 145만명 정도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한편 필리핀은 영어문화권이지만 인터넷 사용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e비즈니스 활성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컴퓨터 보급률 자체가 낮아 인터넷 사용 기반을 갖추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에 대한 접근은 국가별·계층별로 달리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단시일 내 이익을 보려는 생각으로 접근할 거라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동남아 시장은 이제 태동 단계고, 활성화 가능성은 어느 곳보다 크다. 또한 이를 주도하는 주체는 대부분 정부 및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남아 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국내 주요 IT업체나 현지 컨설팅업체와의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고 충분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는 벤처기업으로서는 이 같은 방법이 동남아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성공한 기업은 말레이시아까지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태국 시장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싱가포르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서구 선진국보다 뒤늦게 공업화 진전을 이뤘고 과거 또는 현재까지 정치적 불안을 겪으면서도 정보통신·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는 정부의 진흥 의지는 매우 강하다. 그런 한편 선진국 제품에 대한 맹목적 구매욕 또한 강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ICSA인증이나 국제공인인증에 만족하는 제품은 이들 국가에서 인기를 얻기 쉽다.

동남아 시장은 싱가포르 등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사업장이 적다. 있더라도 구미 선진국 회사의 지사기 때문에 소규모 형태의 보안 솔루션이 시장을 주도한다. 아직은 백신과 방화벽 시장이 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들 관련 제품들 중 윈도NT 및 리눅스 기반의 소규모·저비용의 운영이 가능한 솔루션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성공사례:어울림정보기술

어울림정보기술(대표 장문수)은 작년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 정비에 초점을 맞춘 한해였다고 자평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 정보보안 테스트 전문회사인 미국의 ICSA랩으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인증을 받아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한 태동기 시장인 동남아, 중동 및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 기반을 갖췄고 한국HP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되는 HP 제품에 어울림의 방화벽이 탑재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조인트벤처인 마이크로시큐어가 지난해 말 컴덱스쇼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5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어울림은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잡고 명실공히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시장 공략을 3가지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미국을 정점으로 한 다국적 브랜드 전략을 구사, 한국산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료로 300만달러를 달성하기로 했다. 또 이미 진출한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에서는 많은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기술적 장단점 분석을 통해 현지에 가장 적합한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시장인 일본과 중국은 단품형태로는 경쟁사와 판매경쟁에서 절대우위를 점할 수 없다고 판단, 국내 보안제품의 컨소시엄을 통한 제품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특수지역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보강을 올초에 갖춰 본격적인 시장조사와 공략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인터뷰:어울림정보기술 장문수 사장

-다른 정보보안업체에 비해 빨리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인터넷 비즈니스에서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특히 국내 정보보안 시장규모는 세계 시장규모의 2% 정도에 불과하다. 어울림은 2% 중의 일부가 아닌 100% 중의 일부가 되고 싶다.

-그동안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에 주력해왔는데.

▲어울림의 수출 전략은 우선 국내에서 확실한 기반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며 최종 목표는 미국 시장이다. 그러나 초기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어울림의 지명도가 떨어져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고 우선 순위로 정한 곳이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동남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어울림이 처음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문을 두드렸을 때 이미 구미 선진업체가 시장점유율 및 기반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진입이 쉽지 않았다. 처음 진출을 추진한 곳은 태국이었고 태국 정부기관을 통한 어울림의 사이트를 구축한 것이 주변 회사나 인근 국가로 연결됐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