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5회-GIS

지리정보시스템(GIS)은 국토 공간상에 분포하는 토지·자원·환경 및 각종 지상·지하 시설물들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산화하는 종합정보시스템이다.

GIS 기술은 우리 주위에 산재한 지상·지하 매설물에 대한 위치 및 속성 정보를 동시에 검색·편집·수정·가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간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 가스시설물 관리시스템 구축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종이 도면이나 컴퓨터지원설계(CAD)시스템을 이용한 산출물과 텍스트가 서로 연계성을 갖지 못했으나 GIS 기술이 발달된 오늘날에는 컴퓨터 모니터에 표시되는 수치 지도상에서 모든 위치 및 속성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GIS는 인터넷·컴퓨터·CAD 등 정보기술(IT)은 물론 측량·건축·도시공학·원격탐사 기술 등을 포괄적으로 연계하는 종합산업으로 지난 80년대 이후부터 우리나라에도 GIS 구축 방법에 대한 연구가 본격 도입됐다.

이런 가운데 지리정보공학을 별도의 학부 과정으로 두고 있는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은 국내 GIS 연구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이 대학 전자계산공학과의 배해영 교수(53)는 자신이 전공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GIS에 접목시킴으로써 GIS산업을 IT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 개척자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배 교수가 운영하는 지능형GIS연구센터에는 수십 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연구 인력들이 밤을 세워가며 GIS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웬만한 중소 벤처기업을 방불케 한다. 특히 그는 한국GIS전문가협회장, 옌볜과학기술대학 겸임교수, 중경우전대학 명예교수 등을 역임하며 국내 GIS업계와 학계를 연결하는 매개자이자 국산 GIS 기술의 해외 진출을 위한 선구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인하대학교 건설공학부 지리정보공학과의 김병국 교수(45)는 사진 및 위성영상을 이용한 지형 공간위치 결정 및 재현과 공간위치에 대한 통계학적 처리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도시정보시스템(UIS)을 위한 GIS 활용과 컴포넌트 프로그램 개발을 전공한 김계현 교수(45)는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UIS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며 국가지리정보체계추진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또한 수치사진측량 분야를 전공한 토목공학과의 조우석 교수(38)는 일반 차량에 CCD 카메라나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 등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대량의 지형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모바일매핑시스템과 항공기를 이용한 레이저매핑시스템을 개발중이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인공위성인 아리랑1호의 영상을 이용해 지형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반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인하대 외에도 한양대·서울대·연세대·한동대·강원대·한경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 대부분이 도시공학과 내지는 토목공학과 내부에 GIS전문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 출신인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유복모 교수(65)는 교육계 및 학회 등을 통한 후진 양성과 학술 분야의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23명의 박사와 157명의 석사, 그리고 38명의 교수를 배출하고 대한토목학회·한국측량학회·한국지형공간정보학회·한국정원학회 등 주요 GIS 관련 4개 학회의 회장직을 모두 역임한 바 있는 국내 GIS 분야의 원로다. 지난 75년에 일본 도쿄대학에서 사진측량 및 원격탐사(RS)를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유 교수는 지리정보체계구축사업 민간자문위원장과 환경부 환경평가위원 등 국가 주요 시설 및 정보화에 대한 자문 역할을 통해 우리나라 국가정보화와 환경친화사업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지난 92년 유엔지역개발센터(UNCRD)에서 유엔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GIS와 위성영상을 이용한 라오스의 화전지역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부터 GIS 실무를 익힌 경일대학교 도시정보공학과의 조명희 교수(45)도 공간정보기술 분야의 인력 양성 및 전문가 배출 등 GIS 교육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지난 95년에 대구·경북GIS연구회를 창립해 지역사회에 GIS 마인드를 확산시켰을 뿐 아니라 99년부터는 일본GIS학회와 국제공동세미나를 매년 개최함으로써 GIS의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84년부터 95년까지 약 11년간 미국의 인터그래프사에서 GIS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을 지닌 한동대학교 전산전자공학부 김영섭 교수는 인터넷에 「GIS 815 가상연구소(http://www.gis815.com)」를 설립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현재는 한동대 전자계산소장과 GIS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수치지도 및 위성영상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중이다.

강원대학교 토목공학과에 재직중인 양인태 교수(48)의 경우 대학원 시절에 사진측량을 공부하던중 당시로서는 생소한 원격탐사에 매력을 느껴 미국 NASA 등에 직접 연락해 자료를 모았고 결국 항공사진측량과 레이더 등 기하학적 성질을 갖고 있는 경사사진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양 교수는 지난 86년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우리나라에 3S(RS·GIS·GPS)를 도입하고자 노력했으며 귀국 후에도 3S 기술의 근간이 되는 측량(surveying)을 포함한 각종 응용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대학교 류중석 교수(43)와 경원대학교 이우종 교수(47), 김은형 교수(45) 등도 GIS를 활용한 도시계획 분야에서의 활발한 연구활동과 더불어 GIS 및 지방자치단체 UIS사업과 관련한 각종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우종 교수는 현재 한국GIS학회 부회장,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상임이사, 한국지리정보기술협회 감사, 미국 도시 및 지역정보시스템학회(URISA)의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며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 경기도 지방도시계획위원, 서울특별시 정보화사업 추진자문위원과 환경부·국방부의 설계자문위원 등도 맡고 있는 학회 및 정책 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가로 유명하다. 또한 류중석 교수는 영국 셰필드대학의 CAD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국토연구원 국토정보센터에서 국가GIS구축사업, 공간정보 데이터베이스 기본구상, 지하시설물도 전산화 연구 등을 수행하는 등 풍부한 실무 경험을 지니고 있다.

GPS 전문가인 한경대학교 토목공학과 최윤수 교수(39)와 한성대학교 정보전산학부 부교수겸 GIS/ITS연구소장으로 재직중인 이봉규 박사(39)는 차세대 4S(GIS·GPS·ITS·RS) 분야 연구를 주도할 젊은 인재들로 손꼽힌다.

특히 최윤수 교수는 UN해양법회의 국회비준에 따라 우리나라 영해기준을 결정하기 위해 「GPS를 이용한 영해기점도 조사연구(해양수산부)」의 책임자로 참가해 역사상 최초로 독도와 울릉도의 위치를 한반도와 연결한 장본인이다. 또한 이봉규 박사는 한국정보처리학회 및 한국지형공간정보학회 학회지의 편집위원과 한국개방형GIS연구회 논문지편집위원장으로 활동중이며 지난해에는 제4회 국가사회정보화유공자 국무총리 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밖에도 충북대학교 원예학과에서 조경학을 강의하고 있는 신영철 교수(57)와 건국대학교 지리학과의 이희연 교수(48),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 고일두 교수(45),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김천 교수(48) 등도 국내 GIS 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GIS 기술 분야에서 한 축을 이루는 CAD·CAM 학계도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산업계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CAD·CAM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 최병규 교수(53)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이건우 교수(47)를 중심으로 큰 줄기를 형성해 왔다. 이들은 국내에 CAD·CAM 분야를 소개하며 연구를 촉발시켰을 뿐 아니라 우수한 인력을 양성, 국내 CAD·CAM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낸 장본인들이다. 특히 최병규 교수는 CAM 분야에서, 그리고 이건우 교수는 CAD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라 할 수 있다.

KAIST 기계공학과의 한순흥 교수(48)는 현재 CAD·CAM학회 부회장으로 CAD 모델의 표준인 STEP과 인텔리전트CAD가 주 연구 분야다. 한 교수는 지난해 STEP 표준기술을 바탕으로 조선소와 선급협회 사이에 전체 설계모델을 교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TC184/SC4에서 개발중인

STEP 표준 ATS318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지난해 귀국한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김용세 교수(41)는 특징형상(feature) 인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특징형상 인식에 관한 형상추론연구는 91년 「ASME 컴퓨터스 인 엔지니어링 컨퍼런스(Computers in Engineerig Conference)」와 93년 솔리드 모델링에 관한 ACM/IEEE 심포지엄에서 우수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CAD·CAM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산업기술대학 김영일 교수(44), 연세대 기계공학과 이수홍 교수(43), 한양대 산업공학과 김덕수 교수(42), KIST 기전연구부 CAD·CAM팀의 차주헌 박사(41) 등이 CAD·CAM학계를 이끌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