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가 가격하락과 시스템업체들의 선호도 제고로 시장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라·자일링스·액텔 등 주요 PLD 공급업체들은 저가형 PLD, 내장형(임베디드) PLD 등 양산성과 프로그램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PLD를 내놓아 국내 통신시장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LD는 ASIC과 달리 프로그램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으로 값이 비싸 저가의 ASIC에 비해 시장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LD업체들이 게이트의 집적도는 높으면서도 값을 내린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그동안 ASIC에 의존해온 통신 및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시스템업체들이 PLD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특히 국내 중소 정보통신업체들은 당초 ASIC을 개발해 MP3, PDA 등 자사 제품에 적용하려던 계획을 접는 대신 저가형 PLD를 채택한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알테라코리아(대표 김현식)는 기존의 에이펙스(APEX)와 게이트 집적도는 같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정도인 에이식스(ACEX)를 중소 정보통신기업에 중점판매해 성과를 얻고 있다. 알테라는 또 「ARM9」 코어를 채택한 임베디드 PLD인 「엑스칼리버」를 올해 2·4분기 말에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자일링스는 기존의 「버텍스E」와 가격대는 비슷하면서도 성능은 60% 정도 향상시킨 통신용 「버텍스Ⅱ」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4만 시스템게이트급 이상으로 교환기와 모뎀 시장의 ASIC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액텔은 협력사인 어댑티브실리콘과 함께 PLD코어(일명 베리코어, Varicore)를 스탠더드 ASIC 셀에 내장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1500∼2만5000개의 ASIC 게이트를 집적할 수 있어 프로그램이 가능한 ASIC인 셈이다. 액텔은 다음달에 임베디드 PLD 신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ASIC 개발시 수억원대에 달하는 샘플제작비용(NRE)을 감안할 때 이보다 개당 단가가 1.5배 정도 PLD가 비싸더라도 양산수량에 따라 PLD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면서 『앞으로 2∼3년 안으로 PLD와 ASIC의 구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