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에서 배운다>7회- 장인정신

일반적으로 「로터스」라 불리지만 정식명칭은 「로터스디벨로프먼트사」다.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라고 하더라도 회사명에 「디벨로프먼트」라는 꼬리표가 붙는 기업은 흔치 않다. 그 만큼 로터스는 개발자 중심의 장인정신을 기저에 깔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을 토대로 개발 공정에 합리성과 객관성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 요구분석과 테스트, 사후지원에서도 최고를 추구한다. 로터스의 과감한 변신이 성공적인 것도 모두 이같은 과학적인 기법에 근거를 둔 투철한 개발자 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더구나 로터스에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도 최상급이다. 7년마다 안식년제가 있어 장기연속 근무자의 경우 한 달간 유급휴가제가 시행된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다.

「사람」을 생각하는 로터스의 비전은 제품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로터스의 제품역사를 보면 공통적으로 「휴먼(human)」이라는 한 가지 맥이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로터스는 로터스 1-2-3부터 매킨토시용 통합패키지, 로터스 노츠, 지식관리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줄곧 클라이언트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로터스 1-2-3는 일반 데스크톱 PC에서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로터스 노츠는 전체 직원들이 직접 사용하며 느끼는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가운데 DBMS나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웨어하우징(DW)은 일부 개발자나 전산직원 일부에 국한해 사용하는 것과 차별적이다.

로터스의 새로운 야심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관리솔루션도 마찬가지 골조다. 로터스는 지식관리시스템 개발의 기본정신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사물

(things), 사람(people), 장소(places)가 그 것이다.

로터스가 자선활동에 활발한 것도 이같은 사람 중심의 기업이념 때문이다. 1986년 AIDS 관련기관에 처음으로 지원정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90년에는 직원 자녀를 위해 보호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92년에는 동성연애자에 대해서도 혜택을 주는 등 인본주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로터스가 이노베이션의 성공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이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건, 제품에서건, 고객에 대해서건 항상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로터스는 최근의 물질 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정보기술(IT)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