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험<8>
『자네가 앞으로 십오년에서 이십년 후면 육십이나 육십 다섯 살이 되겠군. 그때 대권에 도전해 볼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내가 십오년 후면 나이 구십이란 말이야. 그때까지 살 수 없겠지?』
『지금 정정하신데 장수하실 것입니다.』
『아니야. 길게 산다면 십년이겠지. 앞으로 십년을 살아도 오래 사는 셈이지. 내가 살아 있을 때 대권에 도전해 보겠나? 빠르다면 십년 후라도 가능한 일이 아닌가?』
『저에 대해서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저는 대권에 도전하는 일 같은 큰 일은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하신 프로젝트를 관철시키는 일에 모든 것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권력이라는 것은 산 위에서 굴러 내려오는 눈덩이와 같은 것일세. 구를수록 그 눈덩이는 커지는 것인데, 그것은 애초에 시작할 때는 생각지도 못하게 커지는 경우도 있지.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내가 좀더 오래 산다면 나도 자네의 눈덩이에 일조를 할 수 있을텐데.』
『지금도 건강하십니다. 저보다 술을 더 많이 드시는 것을 보면 대단한 체력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체력이 아니라 깡이지 뭔가. 깡이 있으니까 난 아직도. 하하하, 그 뭐야, 여자에 대한 생각도 접지 않은 입장이지. 주책없게도 가끔 생각이 난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그는 마구 웃었다. 나는 따라 웃으면서 물었다.
『그러시다면 오늘밤에 운동을 해보시겠어요. 제가 도와드리죠 뭐.』
『날 주책없는 늙은이로 생각하지 않겠나?』
『누가요? 제가요?』
『여기 자네 말고 누가 있나.』
『원 천만의 말씀을 하십니다, 선배님. 저도 선배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럴 것입니다. 저도 자신 있습니다. 이차로 나가서 술을 한잔 더 하시겠어요? 제가 자주 가는 단골이 있는데, 보안도 잘 됩니다.』
『그럴까? 사생활은 보안이 잘 되어야 하네. 그것이 중요해.』
『그 점은 염려 마시죠. 사람들이 홍 선배님 얼굴을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술집에 있는 젊은애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설사 안다고 해도 비밀이 보장될 것입니다. 그 점은 철저하게 교육시켜 놨습니다.』
『그래, 자네의 단골이라면 안심이 되겠군. 그럼 한 잔 하러 나갈까?』
그는 혀로 입술을 축이면서 마치 맛있는 생선을 바라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